수도권 경매 아파트의 낙찰가가 올 들어 처음으로 감정가의 80%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경매시장에 나온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은 3일 "지난 7월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의 평균 낙찰가율(낙찰가/감정가*100)을 조사한 결과 79.1%를 기록해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만에 낙찰가율 80% 대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지역별 낙찰가율은 서울이 79.8%였고 경기도는 79.2%, 인천은 75.9%를 기록했다. 버블세븐 지역 낙찰가율도 78.8%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형 아파트보다 중대형 아파트의 낙찰가율 하락이 두드러졌다. 85㎡(이하 전용면적) 이상 중대형아파트 낙찰가율은 76.7%로 나타났지만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82.8%의 낙찰가율을 보였다. 실제 길음뉴타운 대우푸르지오 114.8㎡는 감정가(6억1,000만원) 대비 70.5%인 4억2,999만원에 팔렸고 용산시티파크 150㎡도 감정가 대비 74% 수준인 14억원에 매각됐다. 인천 송도의 감정가 29억7,500만원 상당의 245㎡ 아파트는 19억5,300만원에 매각되기도 했다. 남승표 지지옥션 연구원은 "실수요자들이 받쳐주는 중소형보다 중대형 아파트들이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아파트 경매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정책 환경의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남 연구원은 "2005년 수도권 동시분양 폐지, 2009년 기준금리 전격 인하, 2010년 DTI 규제 한시적 완화 등 정책 발표들이 시장 반전을 주도하며 낙찰가율이 상승하는 계기가 됐다"며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 80% 붕괴가 추세의 반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정책 환경의 변화 없이 시장 내부에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