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들어 주당 54달러로 100% 올라/2분기 흑자예상… AT&T 내심 후회미 최대통신업체 AT&T에서 분가한 통신장비업체 루슨트 테코놀로지의 주주들은 최근 희색이 만면하다. 지난해 9월 AT&T로 부터 떨어져 나오면서 당시 1억3백만달러의 분기손실을 기록하는 만신창이였던 루슨트의 주식을 울며겨자먹기로 받아야했으나 최근 주가가 올들어 16% 상승했기 때문이다.
AT&T는 통신시장 규제완화와 개방에 대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지난해 비대해진 조직에 칼을 대면서 컴퓨터업체 NCR과 루슨트를 분할, 독립시켰다. 당시만해도 주주들은 과연 루슨트의 경영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지난 4월 주당 27달러로 주식공개된 이후 무려 1백%가 뛴 54달러. 2·4회계분기(1월∼3월)순익은 흑자로 전환되는 것은 물론 분석가의 예상치보다 2배가 넘는 6천5백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루슨트의 이같은 성공은 지난해말 통신시장 규제완화와 개방이 본격화되면서부터.
통신시장이 개방되면서 AT&T같은 장거리전화업체와 SBC커뮤니케이션스같은 지역전화업체들은 서로의 영역에 침범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통신장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2천억달러의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10%를 차지하고 있던 루슨트의 매출이 오르기 시작한 것은 당연했다.
여기다 루슨트가 AT&T로부터 독립한 이후, 과거 루슨트를 외면했던 AT&T의 경쟁업체들이 루슨트에 통신장비 수요주문을 내기 시작했다. 독립 자체가 매출증대로 이어진 셈이다. 반면 모기업이던 AT&T는 치열한 통신시장의 경쟁에 직면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AT&T의 주가가 올들어 16% 내려앉은 것.
그러나 루슨트의 부활은 이같은 외적요인뿐 아니라 피나는 내부의 비용절감 노력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현재 12만1천명의 종업원에서 2만3천명을 삭감한다는 목표를 잡고있다. 이미 목표의 약 60%는 달성한 상태. 전문가들은『루슨트의 내부개혁에 따른 과실은 몇분기가 아니라 몇년에 걸쳐 나타날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헨리 B.샤트 루슨트 회장이 매출의 11%를 연구개발(R&D)비에 투자하고 있는데서도 드러난다. 샤트는 최고경영진과 함께 격주로 3시간씩 자사의 벨연구소에서 씨름을 한다. 장기적으론 고부가가치사업인 데이타 네트워킹분야와 통신관련 소프트웨어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포석이다.
AT&T의 품속에서 애물단지였던 루슨트. 이제는 오히려 AT&T가 안쓰럽기만 하다.<이병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