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우리는 지진피해 대책 있나


지난 11일 일본의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누구나 지진이 무서운 자연재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번 일본 지진의 경우는 언론의 생생한 보도를 통해서 새삼 지진재해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하나의 계기가 됐을 것이다. 특히 이번 지진의 경우는 건물 붕괴, 화재, 해일, 지반침하, 원전 사고 등 지진에 의한 대부분의 지진피해 유형을 종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지진은 그 규모가 지구상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급 초대형 지진에 속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피해규모 또한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국가적 정책·시스템 기초 취약 현재까지는 인명과 재산의 피해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파악하기조차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진을 목격하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의문점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지진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이 지진과 관련이 없는 것인가. 우리나라는 지진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인가. 지진과 관련된 우리의 문제점과 과제는 무엇인가. 이에 대한 논의를 본고에서 자세히 다룰 수는 없겠으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리의 지진에 대한 인식과 대비의 수준은 최근 많은 진전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초보적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지진은 보는 관점과 입장에 따라서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이렇게 무서운 지진이 지진학자들에게는 지구의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결정적인 도구의 의미를 갖는다. 실제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의 내부에 관한 대부분의 사실들은 지진파를 통해서 알게 된 것이다. 지진파를 통해서 밝혀진 가장 중요한 사실은 지구는 살아 움직이고 있는 복잡하고 거대한 유기적 시스템이며 지진은 이러한 지구시스템의 활동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지진은 지구가 작동하면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있어온 자연스러운 과학적인 현상이며 지진에 대한 대책은 본질적으로 이러한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지진에 대한 이해의 본질이다. 문제는 지진에 대한 우리의 과학적 이해가 어느 수준에 와 있는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오늘날 지진에 대한 과학적 이해의 수준은 이번 일본 지진을 통해서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일본은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지진 선진국으로서 세계 최대 수준의 지진에 대한 연구 및 대비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지진의 예측에 성공하지 못했음은 물론 지진 재해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진문제가 얼마나 복잡한 과학이고 많은 투자가 요구되는 문제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전문가들이 그들의 개인적인 견해를 언론 매체를 통해서 밝히고는 있지만 사실상 명확히 밝혀진 것은 것의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가 일본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서 지진에 대한 대비 수준이 뒤떨어지는 이유는 지진 연구의 역사가 일천하고 인프라 및 제반 조건이 열악한 점도 있으나 그 밖에도 몇 가지 짚어봐야 할 점들이 있다. 언론들 심층·기획보도 지속돼야 우선 국가적으로 지진에 대한 정책과 시스템의 기초가 취약하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진에 대한 정책은 철저하게 과학적 논리체계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나 우리나라는 이러한 면에서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단적인 예가 언론의 보도 태도이다. 우리나라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상식이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 지진에 대한 심층 취재나 기획보도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지진에 대한 보도는 이번 일본 지진과 같은 사태가 발생 했을 때 잠시 동안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보도에 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서 정치권이나 정부는 물론 일반국민들도 지진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가 지진문제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투자는 물론 전문적인 정책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지진전문가 그룹의 적극적이고 활발한 기능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또 언론이 지금까지의 보도에서 한 단계 나아가 지진에 대해 보다 심층적이고 지속적인 보도가 이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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