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호킹박사, 35년 정든 목소리 잃을 위기

1분에 1개 단어밖에 말 못해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69)이 컴퓨터와 특수기술 등에 의지해 35년 동안 내온 목소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은 호킹 박사가 1분에 1개 단어밖에 말할 수 없는 상태여서 지금까지 사용해온 목소리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킹은 50여년간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루게릭병)을 앓았으며 지난 1985년 폐렴 치료 후유증으로 목소리까지 잃었다. 손가락 2개만 움직일 수 있던 그는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글자를 손끝으로 눌러 문장을 만들면 컴퓨터가 대신 소리를 냈다. 병이 더 진행돼 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게 된 뒤부터는 컴퓨터 인식기가 눈알,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읽어 원하는 단어를 조합하는 장치를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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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점차 호킹 박사의 얼굴 근육과 신경도 마비돼고 있어 이 장치마저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그의 대학원생 조수인 샘 블랙번은 "호킹 박사가 현재의 장치를 계속 사용할 수 없게 될 경우 눈ㆍ안면 움직임 인식, 뇌 스캐닝 등을 이용한 대체장치 개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호킹 박사는 현재의 컴퓨터 합성 목소리를 약 35년 동안 유지해왔으며 그의 지인을 포함해 세계가 이 목소리를 호킹 박사의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목소리를 유지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킹 박사는 오는 8일 케임브리지대가 자신의 70회 생일을 기념해 4일간 개최하는 '우주의 상태' 심포지엄에서 '나의 짧은 역사'라는 제목으로 연설한다. 연설은 이미 컴퓨터로 만들어져 있다.

한편 루게릭병은 발병 후 환자의 생존기간이 약 10년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호킹 박사는 발병 후 50년 동안 물리학계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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