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개팔자가 상팔자


시원하고 쾌적한 호텔방. 습하고 무더운 말복(末伏)도, 끈적끈적한 열대야도 이들은 모른다. 주치의가 수시로 건강을 살피고 전담 미용사까지 따라붙어 외모를 가꿔준다. 이들은 다름 아닌 강남 견공(犬公). 복날이면 가마솥으로 들어가는 다른 개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누리고 있다. 말복 하루 전인 12일 오전 강남구 청담동의 한 애견복합센터. 동물병원과 호텔, 전용 미용실과 카페가 한 건물에 모인 이곳에는 애견 유치원이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애견 유치원이지만 노란색 스쿨버스 운영과 1시간 간격의 교과 운영은 일반 유치원과 똑같다. 강아지들은 9~10시에 등교해 배변 훈련과 놀이를 통한 사회화, 간단한 훈련 등을 마치고 4시에 귀가한다. 점심과 간식, 낮잠 시간이 포함된 것도 일반 유치원과 다름없다. 과거에는 휴가철에 강아지를 맡아두는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은 ‘애견의 사회성 함양, 친구 사귀기’ 등을 위해 유치원에 등록하는 견주들도 적지 않다. 유치원에는 웹 카메라가 설치돼 견주가 집이나 직장에서 자기 강아지의 수업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도 있다. 수시로 유치원 측에 전화해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견주도 적지 않다는 귀띔이다. 유치원 비용은 월 24만~40만원선. 하루 숙박비가 4만~20만원선인 호텔까지 이용하면 비용은 더욱 늘어난다. 유치원 측이 제공하는 사료나 간식 대신 집에서 먹이는 고급사료를 넣어줄 때도 돈이 더 들어간다. 미용과 건강진단까지의 모든 금액을 합쳐 월 100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애견복합센터는 강남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9개가 운영되고 있다. 금액이 과도하다는 일부 주장에도 애견복합센터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규모가 큰 편인 청담동의 I사 관계자는 “서울 강남은 물론 강북 지역과 지방에서도 복합센터 건립과 관련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심다영ㆍ유라영 대학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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