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OPEC 증산 기대감에 수급불안 우려 잠재워

러등 非OPEC 공급량 확대 소식도 한몫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생산쿼터를 늘리고 세계 최대의 산유국인 러시아까지 공급량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가 원유시장을 짓눌러온 수급불안 우려를 잠재웠다. 수급상황에 대한 ‘심리적 불안’으로 유가가 고공비행을 지속해 왔기 때문에 공급 확대 전망이 나오자 마자 유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최근 유가가 떨어진 데는 투기세력들이 오는 31일 뉴욕상품시장의 휴장을 앞두고 차익실현을 위해 매물을 쏟아낸 것도 크게 작용했다. 따라서 유가가 계속 하락세를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급량 확대 기대감 높아져=OPEC이 6월 3일 베이루트 회의에서 생산쿼터를 하루 230만배럴(10%) 이상 늘리는 방안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푸르토모 유스기안토로 OPEC의장은 “시장에 유가 하락심리가 형성돼 가격이 실제로 내려갈 수 있을 만큼 획기적으로 쿼터를 늘릴 것”이라며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치려면 하루 생산쿼터를 아무리 적어도 230배럴 이상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OPEC은 생산쿼터를 하루 200만배럴, 230만배럴, 230만배럴 이상 등으로 늘리는 세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PEC의 지난달 생산량은 이미 현 생산쿼터인 하루 2,350만배럴을 235만 배럴 초과한 2,585만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증산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230만배럴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에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 회의 결과에 상관없이 6월 원유공급을 하루 910만 배럴 늘리겠다고 다짐했다. 비 OPEC 회원국인 러시아의 공급량 확대도 기대된다. 스펜서 에이브러햄 미 에너지 장관은 “러시아와 멕시코, 나이지리아가 세계 석유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급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는 단기적으로 하루 30만배럴을 추가 생산할 수 있고, 멕시코는 하루 7만배럴을 더 생산할 계획이다. ◇유가 하락세 이어갈까=그동안 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했던 것은 단지 수급불안 요인 뿐 아니라 선물시장에서 유가 상승에 ‘베팅’했던 투기 세력의 영향도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래서 추가적인 유가 하락 여부는 이들의 움직임에 달려있다는 게 정설이다. 시장에서는 투기세력이 OPEC회의가 오는 6월3일 개최되는 데다 미국과 영국 시장이 1일까지 장기 연휴(현충일)에 들어가는 것을 틈타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매도로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 바클레이즈의 폴 홀스넬은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장기 전망을 수정하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IPE의 선물 트레이더인 로버트 로흐린도 “유가를 둘러싼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시티그룹의 더그 레게이트는 “OPEC이 강력하게 유가를 끌어내리겠다는 시그널을 보내 하락 심리를 부추긴다면 투기세력도 매도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하락 전망이 확산돼 투기세력이 이탈하기 시작하면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어 유가가 30달러 중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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