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 부총리 겸 대통령실 장관을 만나 석유화학단지·철도사업 등 UAE가 추진하는 400억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의 수주확대를 요청했다. 또 한국의 기술과 UAE의 국부펀드를 결합해 제3국 인프라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하자고 제안했다. 우리 기업들은 UAE가 추진하고 있는 철도·지하철·정유공장·유전개발 등에 대한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또 바라카원전 1호기 원자로 설치식에 참석했다. UAE 바라카원전 1호기는 우리 기술로 개발된 원자로가 해외에 첫 번째로 수출되는 것으로 우리 원자로의 국제무대 데뷔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번 원자로는 지난 3월17일 마산항에서 출발해 4월30일 바라카원전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 다국적 전문가로 구성된 UAE 원자력규제기관(FANR)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하는 등 안전성을 입증 받았다. 양국은 총 4기(400억달러 상당)의 원자로 건설계약을 맺은 바 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오는 2017년 완공시 우리나라 원자로 기술을 자랑할 수도 있겠지만 2014년에 미리 국제사회에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다른 국가로 원자로를 수출하는 데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양국은 원전 분야 고급인력 진출과 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한 3건의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UAE원자력공사는 한국인력을 직접 채용하기로 했고 UAE원자력공사와 한국 원전 관련 공기업은 매년 대학생을 상호 인턴으로 파견하기로 했다. 또 한수원·한전KPS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약 1,500여명의 운영ㆍ정비 인력을 UAE에 보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국은 제3국 공동진출을 도모하기 위해 'UAE 플랜트 서비스 산업 육성에 관한 MOU'도 체결했다.
원전사업과는 별도로 UAE 미개발 광구에 대한 시추도 성공했다. 한국석유공사와 GS에너지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은 UAE 육상 탐사광구(1광구)에서 상업적 생산이 가능한 수준의 원유산출에 성공했다. 올해 매장량 평가와 개발계획 수립을 거쳐 내년에는 상업성 선언을 하고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간다.
한국컨소시엄은 2012년 UAE 국영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와 '아부다비 3개 미개발 광구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ANDOC이 보유한 2개의 육상광구와 1개의 해상광구 개발에 한국컨소시엄이 지분참여(40%) 하기로 계약한 바 있다. 3개 광구의 원유 부존량은 5억7,000만배럴 규모다.
양국은 원유개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석유공사ㆍADNOC 간 공동 인력양성, 서울대ㆍ아부다비석유대 간 인력양성 등 2개의 MOU를 맺었다.
UAE는 현재 유전개발 국제 공개입찰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국석유공사는 입찰에 참여, 10억배럴 규모의 유전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의료 분야에서는 한국 의료진의 면허요건 완화, 제약 인허가 간소화, 제약 생산시설 실사 면제 등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포괄적 금융지원 MOU를 맺어 양국 금융기관의 상호진출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