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길문화를 바꾸자] 보행자 좌측통행 문제있다

「차들은 오른쪽길, 사람들은 왼쪽길.」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쯤은 불러보았을 동요의 한 구절이다. 이 가사처럼 우리 국민 대부분은 어려서부터 보행자의 좌측통행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사무실의 복도, 지하철 계단 등 일상생활에서도 좌측통행은 일상화돼 있다. 좌측통행의 근거는 과연 무엇일까. 안타깝게도 보행자의 좌측통행은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다. 오히려 교통 전문가들은 우측통행이 오히려 인간의 기본적인 행동양식에 맞는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최근 교통안전공단의 연구결과는 사람이 몸을 움직이는 성향은 왼쪽보다는 오른쪽이 유연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7세 아동의 행동을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 117명중 91%인 106명이 오른손을 더 잘쓰며 성인 456명중 440명(96.5%)가 오른손잡이였다. 사람의 신체중 왼쪽은 중심을 이루는 축 역할을 하게 되며 오른쪽은 유연성이 크기 때문에 활동의 주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또 보행자가 무의식 상태 또는 눈을 감고 걸어갈 때 어느 쪽으로 치우치는지 조사한 결과 50명중 40명의 몸이 오른쪽으로 쏠렸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무조건적인 좌측통행은 단순히 불편함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보행자 안전에도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있는 도로의 경우 보행자가 좌측통행을 할 경우 차도쪽에 치우친 사람은 차량 진행과 같은 방향으로 걷게돼 사고의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 각국의 보행자 통행방법을 보면 우리나라를 제외한 대부분 국가가 우측통행이라고 이 연구는 밝히고 있다. 이에따라 보행자의 통행방향은 왼쪽보다 오른쪽이 더 과학적인 것이며 차량과 보행자가 함께 통행하는 도로의 경우 좌·우측통행을 구분하기 보다는 보행자가 차량을 마주보며 걷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덕수 교통안전공단 안전관리처장은 『차를 등지고 걸을 경우 마주보고 걸을 때보다 사고율이 4배나 높다』며 『인간의 행동특성에 맞게 보행자 통행방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두환 기자 D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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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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