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타이밍이 나빴다

제4보(37∼53)



흑37로 축머리를 이용하겠다고 하자 백의 응수가 졸지에 거북하게 되었다. 이세돌은 백38로 역습하면서 축머리를 방지했는데 재차 39로 어깨를 짚은 수가 일품이었다. 5분을 고민하던 이세돌은 백40으로 하나 몰아놓고서 진작부터 노리던 백42의 급소 치중을 강행했는데…. "그곳은 정말 매력적인 급소 일격입니다. 잡혔던 우상귀의 백이 부활하면서 도리어 흑돌 전체를 위협하는 짜릿짜릿한 강수지요. 하지만 그것을 둔 타이밍이 문제예요. 왜 하필 지금인지…."(윤현석) 복기때 이세돌도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백42로는 무조건 참고도1의 백1로 받을 자리였다. 흑이 2로 기어나올 때 과감하게 3으로 씌운다. 흑은 8까지 두어 실리를 최대한 챙기겠지만 좌상귀 일대의 백진도 어마어마하므로 백도 얼마든지 해볼만한 바둑이었다. 큰 바꿔치기가 이루어졌는데 백은 46으로 흑 2점을 잡고 계속해서 백48로 또 흑돌 2점을 잡아 상당한 실리를 얻었다. 대신에 흑에게 47의 따냄과 49의 압박을 허용했다. 득실은 어떠했는가. "백이 망한 결과지요. 소탐대실이었어요."(윤현석) "뭔가 이세돌의 수읽기에 착각이 있었던 것 같지? 그게 뭘까?"(필자) "흑이 43으로 기어나오기는 어렵다고 본 것 아닐까요."(윤현석) 사이버오로의 해설자 진시영4단은 추리도 윤현석9단과 똑같았다. 흑이 우상귀의 백을 살려주지 않으려면 참고도2의 흑1로 받는 도리밖에 없다. 그때 백이 2로 두고 4로 씌운다면 이 코스는 백이 아주 유망하다 상변의 흑 2점을 잡는 권리가 선수로 확보되었으니 이것은 끝내기상 엄청난 이득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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