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으로 금융상품의 비과세요건이 크게 강화돼 자산소득자들의 돈굴리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 재테크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어떻게 할까.
◇부동산 연내 처분이 유리=부동산을 팔아야 할 사정이라면 가급적 연내로 처분하는 것이 세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보유기간이 1년이 채 못되거나 2년이 임박한 시점에서 부득이하게 부동산을 팔아야 한다면 매입자의 양해를 구해 등기일이나 잔금 청산일을 늦추는 것도 세금을 줄이는 방법이다. 세법상 양도기준일은 등기한 날 또는 잔금을 받은 날중 앞선 날이다.
2년 미만의 단기보유 부동산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이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1년 미만 보유 부동산은 36%에서 50%로 인상되고 2년 미만인 경우 과세표준에 따라 9~36%의 차등세율이 40%의 단일세율로 바뀐다. 따라서 양도소득세 부담은 세율인상분만큼 늘어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양도차액에서 필요경비를 뺀 과세표준이 1억원인 아파트를 1년 미만에 팔 경우 지금까지는 3,600만원의 세금만 내면 됐으나 새해부터는 5,000만원으로 1.4배정도 늘어난다. 그러나 2년 이내에 팔 때는 양도차액에 따라 9~36%의 세율이 차등적용되지 않고 40% 단일세율이 적용된다. 때문에 양도차액이 적을수록 세부담은 증가하게 된다. 과세표준이 1,000만원 이하라면 세율이 9%에서 40%로 올라 세부담이 4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주택 임대소득자, 월세의 전세 전환=주택의 보유수는 물론 소재지와 크기 등 복잡한 기준에 의해 과세여부를 결정하던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과세체계가 간소화됐다. 그러나 과세체제가 단순화되면서 과세대상은 사실상 확대됐다. 지금까지 3주택 이하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비과세(주택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24가지 예외과세)했으나 앞으로는 2주택 이하에 대해서만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다만 2주택 보유자라도 고가주택(기준시가 6억이상)을 임대할 경우 과세대상이다.
다시 말해 3채 이상 소유자라면 자신이 살고 있는 주택 외에는 모두 임대소득세를 내야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3채이상 소유자는 월세를 전세로 전환하는 것이 절세전략이라고 조언한다. 월세에 대해서만 과세하고 전세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과세 상품에 빨리 가입하라=내년부터 세제지원대상 10개 저축성 금융상품 가운데 2개는 과세로 전환되고 2개는 비과세 요건이 강화된다. 가급적 빨리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우선 농협과 수협ㆍ신용협동조합ㆍ새마을금고 등 4개 서민금융기관이 운용하는 금융상품에 대한 비과세시한이 올해로 끝난다. 2,000만원이하의 예탁금에 대해 이자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았으나 내년에는 5%, 2005년 이후에는 10%의 세금이 원천징수된다. 또 농어가목돈마련저축에 대한 비과세도 철폐된다. 이와 함께 장기저축성보험에 대한 비과세요건이 만기 7년에서 10년으로 강화되고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경우 3년간 비과세시한은 연장되지만 가입요건은 무주택자에서 무주택 세대주로 제한된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