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의 손자회사인 대부업체 하이캐피탈이 약진하고 있다. 보험사에서 운영하는 대부업체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들도 대부업에 진출해 불법추심 피해를 줄이고 대출금리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이캐피탈의 2009 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결산 결과 대출규모는 893억원으로 전년도의 378억원에 비해 137%나 증가했다. 2008 회계연도에는 29억원 손실을 기록했지만 2009년에는 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대출규모만 1조원이 넘는 1위 업체 러시앤캐시보다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제도권 금융회사도 대부업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금융 당국도 은행 같은 제도권 금융사들이 대부업에 진출하면 상대적으로 조달비용 등을 낮춰 대출금리를 낮추고 불법추심의 폐해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당국은 은행이 대부업에 진출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지만 은행은 '평판 리스크' 문제로 이를 꺼리고 있다. 은행이 대부업을 할 경우 은행에서 여신을 할 때보다는 고금리로 대출을 할 수밖에 없어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자회사나 손자회사로 대부업체를 두더라도 고객들은 은행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안다"며 "수익을 조금 더 내겠다고 이미지를 망치느니 안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은행의 공적인 성격을 감안하면 대부업에 진출함으로써 경쟁을 통해 전체적인 금리인하 등을 추진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