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항공사 "비상경영 역부족"

■기업은 채산성 악화<br>유가 1弗오르면 수천만弗 추가 비용부담

유가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유가가 고착화됨에 따라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ㆍ정유ㆍ자동차 등 유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산업의 경우 에너지 절약에 총력을 기울이고 비상경영체제를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기업 비용부담 크게 늘어=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항공사들은 이미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전사적인 에너지 절약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항공사의 전체비용 중 유류비 비중은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이 18%, 아시아나가 21%에 달해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대한항공은 2,500만달러, 아시아나는 1,300만달러의 추가 비용부담이 발생하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올해 항공유 가격을 배럴당 30달러로 전망하고 사업계획을 짰으나 국제시장에서 항공유 가격이 40달러를 뛰어넘자 추가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LG화학 등 유화업계는 유가 인상분을 판매가에 대부분 전가시키고 있지만 일부는 자체적으로 흡수해야 해 수익감소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며 화섬업계도 유가인상으로 물류비와 연료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채산성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자동차업계도 내수경기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한데다 고유가마저 지속되자 판매위축으로 애를 먹고 있다. 대리점 수를 줄이고 관리직 직원을 영업직으로 파견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내수판매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의 상황이 이렇자 자동차부품업체들도 납품단가 인하압력이 거세지면서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해 있다. 한 부품업체 사장은 “플라스틱ㆍ아연도강판 등 원자재 가격이 고유가와 원자재난 등으로 연일 폭등하고 있어 납품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오히려 인하압력을 받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에너지 확보ㆍ절감 총력전=항공사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비행기 엔진 예열시간을 단축하고 항공기 무게를 줄이기 위한 탑재물량을 축소하는 등 고육지책을 동원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영업이 부진한 일부 국내노선과 함께 인천~산야 노선을 운휴하는 한편 부산~홍콩, 인천~브리즈번, 인천~두바이 등의 노선을 1~2편 감축했다. 아시아나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노선을 감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유업계의 경우 SK㈜는 안정적인 원유수급을 위한 장기도입물량 확보와 국제 현물시장에서의 저렴한 현물구매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LG칼텍스정유도 30여개국 60여종의 원유거래선 가격동향에 대한 실시간 감시체제를 가동, 가장 가격이 낮은 유종을 구입하는 프로그램을 활용 중이다. 유화업체인 삼성아토피나는 안정적인 원료확보를 위해 구매선을 기존 중동지역에서 지중해ㆍ러시아ㆍ미국ㆍ인도 등으로 다변화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고부가제품 매출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높이면서 판매가격에 전가하지 못한 비용부담을 상쇄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유가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온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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