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권성수의 국제회계기준 바로알기- 새 기준에 금융업이 가장 큰 영향

전산시스템 구축등 도입비용 많이 들어<br>정보 공유·국제 공조 등 효용성도 클듯


국제회계기준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산업의 하나로서 금융업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은행의 경우 수많은 고객과 많은 지점을 통해 영업을 영위하고 있으므로 하루에도 수십 만 건의 거래를 기록해야 하는가 하면 매일 정산도 해야 하므로 회계처리를 전적으로 전산시스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경우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의한 회계처리방법의 변경은 은행의 전산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 부담과 함께 회계관리조직의 전반적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금융업은 국제회계기준 도입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산업이라고들 한다. 반면에 금융업은 세계적으로 상당히 유사한 영업성격과 기업특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단일의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해서 만든 회계정보의 국제적 비교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른 이득이 상대적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크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금융산업이 글로벌화하고 국제적으로 상호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전세계 금융회사들에 대한 공동적 감독과 공조가 날로 중요해지는 추세를 볼 때 금융업이야말로 국제회계기준의 효용성이 클 것으로 본다. 금융회사(은행 등)의 재무제표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핵심자산인 금융자산과 금융부채 관련항목이다. 이들을 금융상품이라고 부르는데, 그 성격에 따라 몇 가지로 분류 표시된다. 이를 크게 보면, 금융상품은 매 기말 공정가치로 재 측정하는 항목과 재 측정하지 않는 항목으로 나눌 수 있고, 만기까지 이자수익(비용)만 보고하는 항목과 보유기간중의 가격변동도 손익으로 보고하는 항목으로 대별해볼 수도 있다. 그 중 만기보유자산이나 대출금은 시장이자율이나 자산가격의 변동에 관계없이 만기까지 당초의 일정한 수익률로 이자수익만을 보고하고 만기에 원금을 회수하는 자산이다. 그러한 자산은 공정가치로 재 측정하지 않는다. 반면에 매 기말 공정가치를 재 측정해 자산가격의 변동도 매기 당기손익으로 보고하는 항목이 있다. 또는 그 자산가격 변동액을 즉시 당기손익으로 표시하지 않고 일단 기타포괄손익으로 쌓아나가다가 그 자산을 처분할 때 확정된 당기손익으로 일괄 보고하는 항목도 있다. 이러한 회계처리는 종전 회계처리방법과 대동소이하다. 국제회계기준은 금융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회수불능 추정액)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종전 회계기준에 의하면, 회수가 불확실한 채권에 대해 예상되는 대손추산액을 당기비용으로 보고한다. 반면에 국제회계기준에 의하면, 당초 약속한 원리금을 채무자가 갚지 못할 만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비로소 손실을 추정해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은행은 보유하던 대출채권 일부를 유동화전문회사 등에 처분하기도 하는데 종전에는 이에 대해 매각으로 처리하던 것을 국제회계기준에 의하면 대부분 매각으로 떨어낼 수 없게 된다. 더구나 종전에는 그러한 특수목적기업(기구)을 별개의 독립된 기업으로 취급했으나 국제회계기준에 따라서 많은 경우에 종속기업에 속하게 되어 하나의 연결실체에 포함된다. 즉, 종전에는 특수목적기업에게 불량채권 등을 넘겨서 재무제표에서 떨어낼 수 있었으나 국제회계기준에서는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낸다. 이 밖에도 국제회계기준은 금융회사의 각종 위험(예: 신용위험)에 대한 정보 등 많은 분량의 공시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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