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거듭되는 '2,000=펀드 환매'

4거래일간 국내 주식형서 7,933억 빠져나가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 고지를 돌파하자 차익 실현성 펀드 환매가 또 다시 기승을 부리며 지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2,050선을 돌파해 추세적으로 상승하지 않는 이상‘코스피 2,000=펀드 환매’라는 패턴이 계속해서 반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돌파한 지난 20일 이후 25일까지 4거래일 동안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서 총 7,933억원이 빠져나갔다. 20일 1,000억원이 빠져나간 것을 시작으로 21일 하루에만 4,238억원이 순유출돼 지난해 9월 17일(5,757억원)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 빠져나갔다. 이어 24일 1,503억원, 25일 1,192억원 등 연일 일 평균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출됐다. 이달 초부터 19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일 평균 158억원이 순유출 된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 2,000포인트 돌파를 기점으로 환매물량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펀드 환매 러시가 불을 뿜고 있는 것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한 틈을 타 조금이라도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코스피 지수가 2,000포인트에 안착하지 못한 채 지루한 장이 장기간 이어져왔기 때문에 지수가 하락하기 전 재빨리 환매를 통해 수익을 실현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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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 가입자에게 코스피 2,000 포인트는 차익 실현 기회라는 심리가 강하다”며 “지수가 2,050선을 뚫고 추세적으로 상승하기 보다는 당분간 박스권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2,000선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증시가 1,900선으로 떨어지면 다시 펀드에 돈을 넣는 패턴이 반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펀드 환매가 이어질 경우 투신권이 주식을 내다팔아야 해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신은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8,251억원 어치를 내다 팔았다. 펀드 환매가 투신의 매도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강봉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수급이 뒷받침되고 있지만 주식형펀드 환매에 따른 투신권의 매도 물량이 증시에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증시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박스권 장세를 띨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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