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기 경영학] <9> ㈜만도

[재기 경영학]㈜만도혹독한 감량경영으로 돌파구 "길거리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흘러나오고 모두 축제 분위기로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날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앞날에 대한 불안감으로 서로 웅켜잡고 흐느껴야만 했던 그날을 잊지않고 있습니다" 생산라인에서 자동차부품을 조립하고 있는 만도 직원이 애써 그날의 슬픔과 악몽을 떨쳐버리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97년 12월 6일. 만도의 전신인 만도기계는 그룹부도로 계열사에 대한 지급보증을 감당하지 못하고 부도를 내고 말았다. 당시 만도기계는 탄탄한 기술력과 해외시장 공략으로 200억원의 흑자를 내고있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후 만도기계는 공장과 보유회사 지분을 매각하고 인원을 정리하는 등 혹독한 구조조정 을 거쳐야 했다. 부도와 함께 법원에 바로 화의를 신청했고 이듬해 화의인가 결정을 받아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착실히 이행했다. 구조조정은 자산매각을 비롯해 유휴자산 매각, 외자도입, 임직원의 고통분담 등으로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경주 전장품 공장을 프랑스 발레오사에 팔았고 아산 공조품 공장을 스위스 UBS사에 매각했다. 문막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공장은 미국 깁스사에, 평택 상용제동장치 공장은 독일 왑코사에 팔았다. 캄코, 한라공조, 한라전자 등 계열사 보유주식도 내다팔았고 중국 랑팡사, 미국 우리만사, 포르투갈 HPI사 등 해외법인도 팔아치웠다. 직원들도 임금 일부를 반납하며 회사 재건에 동참했고 이 과정에서 30%의 인력을 정리하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지난 99년 12월 28일. 부도가 난지 꼭 2년만에 미국 투자캐피털사인 JP모건 투자컨소시엄이 지분참여 형식으로 지분 80%를 확보하고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오상수 사장은 "이날 만도기계는 평택, 문막, 익산 등 3개 사업본부와 중앙연구소를 묶어 자동차부품과 에어컨을 주력으로 하는 만도로 거듭났으며 이후 선진경영기법 도입과 해외시장 공략으로 정상화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9,760억원에 달했던 금융채무도 모두 갚았고 97년 당시 943%에 달했던 부채비율도 2000년 290%로 대폭 줄어드는 등 재무구조도 개선되었다. 지난 해에는 한신평과 한신정으로부터 투자적격 회사채 판정을 받아냈다. 지난해 4월 화의를 탈피하면서 구조조정을 마무리했고 이제는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라는 옛 명성을 찾아가고 있다. 기술만 있으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만도인들의 신념이 경영정상화를 일구어냈다고 만도가족들은 굳게 믿고 있다. 만도는 새 회사 출범 이후 1년만인 2000년 매출 9,833억원, 당기순익 500억원이라는 놀라운 성장성과 수익성을 기록하는 뚝심을 보였다. 이어 해외수주 활동을 강화해 지난해 매출 1조1,200억원 중 해외수출이 4,754억원(3억9,620만달러)으로 전체 매출액의 42.5%를 차지했다. 올해는 매출목표 1조2,000억원 중에서 46.5%에 해당되는 5,580억원(4억6,500만달러)을 해외시장에서 달성한다는 당찬 목표를 세웠다. 만도는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빅3사로부터 지난해 5억4,700만달러를 수주한 것을 비롯해 유럽, 중국, 호주 등 해외시장에서 모두 12억달러 가량의 수주분을 확보하고 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해외시장 공략과 함께 만도는 디지털 경영으로 비용절감에도 나서고 있다. GM의 공급업체 평가중 전자자료교환(EDI) 활용도 부문서 1등급을 받았으며 지난 97년부터 2001년까지 5년간 314억원을 투자해 연평균 121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이뤄 냈다. 오 사장은 "만도가 매출 1조원을 넘어서며 자동차부품 선도업체로 다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부도라는 아픔 속에서도 회사재건을 위해 땀 흘린 만도가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온고지신(溫故知新) 정신으로 무장, 다시 기업을 공개해 투자자들의 심판을 받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서정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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