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소비심리 개선…실제 생활형편은 부진

통계청이 5일 발표한 `12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는 소비심리 개선추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실제로 가계가 하루하루 체험하는 생활형편의 개선 속도는 여전히 느린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양극화를 비롯한 경제구조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 소비자기대지수 100 넘어 이번 통계에서는 소비자기대지수가 8개월만에 처음으로 기준선인 100을 넘었다는 점이 주목됐다. 이 지수는 지난해 4월 101.3이었으나 5월 99.2, 6월 95.4, 7월 95.2, 8월 94.8등으로 내려오다 9월 96.7, 10월 97.5, 11월 98.5 등으로 오름세를 보였으나 기준치인 100을 돌파하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이 지수가 100.4로 상승하면서 6개월후의 경기.생활형편.소비지출이 현재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많아지게 됐다. 월평균 200만∼299만원 소득자의 소비자기대지수가 7개월만에 100을 넘어 101.5를 나타낸 것도 관심을 모았다. 400만원과 300만∼399만원의 소득자에 이어 200만원 소득자의 소비심리도 개선됐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정창호 통계청 통계분석과장은 "기대지수가 100을 넘었으나 갑자기 좋아진 것이아니고 조금씩 개선추세가 지속됐던 결과"라고 설명했다. ◇ 실제 생활형편은 아직 안풀려 이런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경기.생활형편이 6개월전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소비자평가지수가 12월에 85.3으로 전월의 84.9보다 올라갔으나 기준선인 100에서 크게 밑돌았고 이 지수의 구성항목인 생활형편지수는 86.8에서 86.4로 떨어졌다. 물론 국내총생산(GDP)이 7.0%나 늘어났던 2002년에도 소비자평가지수의 월별 최고치는 99.1(6월)이었다는 점에서 기준선 100 돌파를 기대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 그러나 기대지수와 평가지수의 괴리는 양극화 현상의 심화에 따른 것으로 모든사람들이 골고루 경기회복의 혜택을 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전문가들은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가계수입이 1년전보다 증가했다는 가구는 18.5%로 전월과 같은 수준에머물렀으며 비슷하다는 가구는 51.2%에 이르렀다. 그러나 주식.채권 평가지수는 101.5로 3개월째 100을 넘었다. ◇ 경제전문가들 "유가.환율변수 주의해야" 경제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상승이 소비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앞으로는 환율.유가 변수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혁부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주가 상승 등 자산 효과와 함께 경기 회복 기조에 따라 심리가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고 "그러나 양극화 등 경제구조의 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생활형편평가지수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회복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환율.유가 등 가격 변수가 앞으로 회복을 제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현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작년에는 연초 급등한 소비심리가 실물경제의 뒷받침이 없어 조정을 받았지만 올해는 소비심리 개선과 소비 회복이 보조를맞추고 있어 안정감을 준다"며 "다만 소비심리 회복 속도에 탄력이 붙으려면 양극화가 해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용택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도 "현재 소비심리 회복에는 주식시장 상승의 영향이 크다"면서 "주가 상승이 소비심리 회복을 자극하고 소비심리 회복이 실제 소비회복의 탄력을 강화하는 선순환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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