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남북 모두 국제사회에 귀 기울여야

북핵 사태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어제 서울에서는 한ㆍ미, 한ㆍ미ㆍ일 외교장관 회담이 잇따라 열려 대북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반기문 외교,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 아소 다로 일본 외상 등 세 나라 외교장관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의 이행을 위한 한ㆍ미 공조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상황을 더 이상 악화시키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북측에 촉구하기로 했다. 평양에서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알려진 탕자쉬안 국무위원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후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탕 국무위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에 앞서 후 주석의 특사자격으로 부시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북핵 문제를 조율했었다. 그런 만큼 중국이 북한에 어떤 주문과 압력을 넣을지 주목된다. 어쨌든 한국은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은 실질적인 대북제재에 동참할 것을, 북한은 핵의 포기를 요구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남북한 모두 아직은 자기고집을 버리지 않고 있다. 북한 외무성 리근 미국국장은 “북한은 추가 핵실험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추가적인 핵실험 가능성을 강력히 내비쳤다. 한국도 금강산 관광에 대한 정부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겠다며 한 발짝 물러서긴 했지만 개성공단과 관광사업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기본입장을 당ㆍ정ㆍ청 회의에서 재확인했다. 한마디로 남북한 모두 기존의 입장에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과 북한이 ‘자주’를 고집하면 할수록 국제사회의 압력은 거세지고 그만큼 외톨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고 외교와 국방의 자주권을 확보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 주장만을 내세우면 내세울수록 국제사회의 압박은 거세지고 고립만 자초할 뿐이다. 북한과 한국 모두 국제사회의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여 파국만은 피해야 한다. 자기독선에 빠져 고립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의 김정일 위원장 면담, 한ㆍ미ㆍ일 외교장관회동 및 라이스 장관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핵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남북한 모두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북핵 위기를 슬기롭게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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