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더십 공백 경영혼란 불가피

■김정태행장 연임 어려울듯

오는 10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중징계를 받아 연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체제변화와 경영공백에 따른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의 힘’을 등에 업고 있는 김 행장이 불명예 퇴진할 경우 투자자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어 앞으로 나타날 국내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은 물론 투자자들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법적 소송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영권 불확실에 따른 혼란 불가피=김 행장이 금융감독위원회의 제재를 받아 해임될 경우 국민은행은 리더십 부재에 따른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과 주택은행 합병과정에서 김 행장이 경영의 중심점이었던 만큼 ‘리더십’에 공백이 우려된다는 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특히 신임 행장이 임명될 때까지는 ‘은행장추천위원회’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 ‘최고경영자(CEO)’ 없는 경영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에서는 신임 행장이 선임될 때까지는 부행장 중심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민은행 부행장의 인력구성이 옛 주택은행과 국민은행, 외부영입 인사 등으로 다양해 일사불란한 업무추진에는 무리가 따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외 투자자 동향 관심집중=국민은행측은 외국인 주주들은 아직 동요가 없으며 김 행장에 대한 지지에도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이번에 증선위에서 ‘중과실’로 판정했지만 이미 해외 IR 등을 통해 외국인 주주들에게 이번 회계파문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통해 이해를 구했다는 것이다. 외국인투자가의 지분율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다시 높아진 것도 이를 반증한다는 게 국민은행의 설명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일단 이번 사태가 국민은행의 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회계문제는 이미 증권가에 알려져 있는 사항인데다 주가도 회계파문을 반영한 수준까지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26일 국민은행 주가가 1.54% 떨어졌지만 외국인은 20만여주가 넘는 순매수를 보인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하지만 김 행장에 대한 외국인의 지지도가 높아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설 경우 그 파장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씨티은행’ 대응전략 약화 우려도=금융계에서는 김 행장이 해임될 경우 국민은행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씨티은행 대응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은행은 하반기 들어 씨티와 한미은행 합병에 대응해 ▦신용공여를 위주로 한 기업금융전략 ▦PB업무 강화 ▦수익증권과 방카슈랑스 등 신수익원을 중심으로 한 수수료 수입 증대전략을 추진해왔고 실제로 10월부터 개선된 영업전략을 추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행장의 해임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같은 경영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측은 일단 제재심의위원회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신기섭 국민은행 부행장은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리지 않아 최종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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