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실거래가 공개 보름…지금 시장은

매도-매수 버티기 거래만 위축 '역효과'<br>대치동등 강남 주요아파트 하락세 멈춰<br>실거래가가 담합 새로운 기준선 되기도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가 집값을 떨어뜨릴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오히려 실거래가가 기존 시세를 굳히며 거래만 얼어붙게 만드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강남구의 한 아파트단지내 중개업소들이 문만 열어놓은 채 찾는 사람이 없어 개점 휴업상태를 맞고 있다.

“격차는 줄었지만 힘겨루기는 더 심해졌어요. 1,000만~2,000만원 차이로도 가격협상이 아예 안됩니다.”(서울 잠원동 청구공인 관계자)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가 공개된지 보름이 넘으면서 당초 집값 하락이 본격화될 것이라던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오히려 매도-매수자간 버티기만 부추기며 거래시장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실거래가 공개 이후 그동안 수억원에 달하던 매도-매수호가 격차가 수천만원대로 줄어들어든 반면 “거래가 이하로는 못팔겠다”는 매도자와 “집값이 떨어진다는데 더 버티겠다”는 수요자의 심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 10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실거래가 공개이후 대치동 등 강남권 상당수 단지 아파트들은 오히려 하락세를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단지들은 오히려 공개된 실거래가보다 다소 높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되는 등 거래 시장이 정부의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움직임까지 포착되고 있다. 강남권 중층 재건축의 대표단지격인 대치동 은마의 경우 실거래가 공개 이후 오히려 2,000만~3,000만원 정도 오른 선에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치동 국제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이 없다보니 집주인들이 공개된 실거래가 아래로는 매물을 내놓을 생각을 안한다”며 “매수자들도 공개된 가격 위로 나온 매물들은 거들떠 볼 생각조차 없다”고 말했다. 고덕동 일대 저층 재건축단지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정부의 의도와는 전혀 달리 엉뚱한 방향으로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지역 한덕공인 관계자는 “매도자나 매수자가 공개된 실거래가는 일단 인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격차만 좁아졌을뿐 서로간의 버티기는 더 완강해진 느낌”이라고 전했다. 심지어 호가가 아닌 실거래가가 새로운 담합의 기준선이 되고 있다. 강남권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공개된 실거래가 아래로는 매물을 내놓지 말자는 분위기다. 실거래가 공개가 오히려 거래시장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같은 단지라도 층ㆍ향ㆍ동에 따라 수천만원씩 차이가 나는 격차를 무시한 채 거래가가 공개되면서 오히려 이뤄질 수 있는 거래조차도 성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일선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일산 장항동 L공인 관계자는 “같은 단지내라도 위치에 따라 1억원 이상 시세가 차이나는데 공개된 실거래가는 이 같은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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