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은 해외로 나가게 하겠다"는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의 말 한마디에 대형 IT서비스 업체들이 발칵 뒤집혔다. 사실상 공공 부문 발주사업에서 대기업을 제외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업계는 국내 기반을 잃는 것 아니냐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삼성SDS와 LG CNS, SK C&C를 포함한 대형 IT서비스 업체들은 18일 최 장관의 "공공 부문 입찰제를 바꿔 대기업은 해외로 나가게 하고 생태계를 전면 개선할 것"이라는 발언에 크게 당황하면서 진의 파악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업체들은 이에 따라 전자정보화 사업 등 정부 발주사업에 대한 대기업의 참여가 크게 제한되면서 국내 대형 IT서비스 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공공 부문이 차지하는 매출규모는 업체당 약 2,000억~3,000억원 정도"라며 "최 장관이 언급한 내용을 보면 사실상 이 시장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 매출의 10% 이상이 순식간에 없어진다는 의미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공수주가 막힌다는 것은 국내 기반이 사라진다는 것의 다른 말"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시장 정체로 고전하고 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한 관계자는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하는데 국내 실적 없이 어떻게 밖에서 수주를 하란 말이냐"며 "국내 공공수주도 고난이도, 신규 프로젝트 중심으로 하고 있어 중소 소프트웨어사의 영역과는 전혀 다르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너무 시장에 안주했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다. 대형 IT서비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사실 IT서비스 대기업들의 해외 비중이 많아야 10% 정도에 그친다는 점은 반성해야 할 내용"이라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