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美·亞 급등 불구 코스피만 하락 왜?

개인·프로그램 장세 한계 달한듯<br>수급 이끌 주체 없고 연기금 무리한 개입도 역효과<br>투심 나빠지진 않겠지만 변동성 대비 전략 세워야


미국 증시 폭등으로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코스피 지수가 나흘연속 하락하는 ‘왕따 장세’가 연출됐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미국 증시가 6% 이상 급등했음에도 전날에 비해 0.18포인트(0.02%) 하락한 1,088.26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미국 증시 폭등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가 하락한 것은 수급적인 측면에서 개인과 프로그램 매수세에 의존했던 코스피의 상대적 강세 흐름에 브레이크가 걸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연기금의 ‘지수 떠받치기식’ 매수 행태에 따른 시장 왜곡 현상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코스피 ‘나홀로 하락’= 이날 장 초반 반짝 상승하던 코스피 지수는 점차 낙폭을 줄이면서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끝내 하락세로 마감했다. 전날 4,1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개인이 이날도 4,200억원어치를 재차 사들이며 적극적인 ‘사자’에 나섰다. 개인의 이날 순매수 규모는 지난달 20일 이후 최고치다. 그러나 외국인이 1,409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기관 역시 프로그램과 투신권 위주로 2,3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 장 급등에 힘입어 일본과 중국 등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것과는 딴판이었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시 재료면에서는 일단 전날 미국증시 급등 요인이 국내 시장과의 연관성이 적다는 판단에서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수급면에서는 프로그램 매도에 따른 요인이 컸다”고 분석했다. ◇개인ㆍ프로그램 위주 장세 한계 봉착했나= 11월 수급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개인과 프로그램 매수세다. 개인은 이달들어 8,000억원 가량 순매수를 했다. 프로그램 역시 지난 13일 선물옵셥 만기일전까지 1조원 가량을 사들였다. 국내 증시가 최근 상대적으로 미국 증시보다 강세를 보인 요인이다.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의 상관관계는 보통 90%에 이르지만 11월에는 48.44%로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개인만의 매수에 따른 강세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개인 매수세는 펀더멘털보다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나 한미간 통화 스와프, G20 기대감 등 정치적 이슈에 따른 것이어서 언제든지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역시 배당 수요가 많지 않을 경우 상당수 매도로 지속될 가능성이 커 지수를 압박할 요인으로 꼽힌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의 경우 단기매매 성격이 강해 사실상 현재 시장의 수급을 이끌만한 주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연기금 시장 왜곡 현상도 우려= 이날 코스피 지수가 하락세를 보인 것에 연기금의 시장왜곡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연기금은 지수가 크게 떨어질 경우 방어를 위해 매수세를 강화하곤 한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이 최근 지나치게 잦아지면서 시장이 뒤틀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13일 연기금은 장 막판에 1,000억원의 매수세가 갑자기 투입되면서 하락세를 크게 줄인데 이어 이날도 2시 이후 갑자기 매수세로 돌아서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연기금의 시장 개입이 짧은 시간에 너무 강하고 횟수가 빈번해지면 시장이 왜곡될 수 밖에 없다”며 “이날 코스피의 하락세는 전날 연기금이 무리하게 지수를 떠받친 역효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스크 관리 중요성 다시 부각= 개인 매수세가 줄곧 들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투자심리는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 하락하더라도 1,000선은 지킬 것이라는 지지선에 대한 믿음이 투자주체들에게 일정 정도 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그동안 하락했던 리보금리, 한국 국채 금리와 CDS가 재차 상승 반전하고 있는 분위기는 악재로 꼽힌다. 또 G20 정상회담 역시 기대했던 것만큼 결과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에는 ‘재료 소멸’로 받아들이며 증시를 출렁거리게 할 수 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수급적으로 개인의 매수세가 눈에 띄지만 다음주는 증시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변동성을 감안한 보수적인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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