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의원은 25일(현지시간) 성명에서해 "연준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지 않을 경우 옐런 지명자의 인준절차를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일명 '연준 투명성 법안'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기준금리ㆍ양적완화(QE) 결정 등 연준의 주요 통화정책에 대한 회계감사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폴 의원의 아버지인 론 폴 하원의원이 발의하고 폴 의원 자신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법안으로 지난해 하원을 통과했지만 민주당과 벤 버냉키 현 연준 의장이 연준의 독립성을 크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반대해 현재 상원에 계류돼 있다.
현재 미 상원의 의석구조상 고위공직자 인준에서 단 한명의 상원의원이라도 보류를 요청할 경우 절차가 중단될 수밖에 없다. 보류를 강제 해제하려면 상원 전체회의 표결에서 60명(정원 100명)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하는데 현재 민주당(55석)과 공화당(45석) 중 어느 정당도 이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의 임기인 내년 1월 말까지도 인준안이 처리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에 연방정부 예산안과 부채상한 증액 등을 둘러싼 정치공방 가능성이 높고 상원 금융위원회도 다음달 중순까지 옐런 지명자의 인준 청문회를 개최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이러한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백악관과 상원 민주당은 아직까지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로이터는 폴 의원도 아직 보류 선언을 최종 결정하지 않았다고 폴 의원의 측근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옐런 지명자는 이번주 자신의 인준을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인 리처드 셸비(알래스카), 밥 코커(테네시) 등과 잇따라 만나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공화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폴 의원은 올 초에도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의 인준 표결을 막기 위해 상원에서 무려 13시간에 걸쳐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연설을 강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