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 승마, "말 수송 작전 힘드네"

12년만에 올림픽 무대에 나선 한국 승마팀은 18일(한국시간) 아테네에 도착한 첫날 새벽까지 잠을 자지 못했다. 승마팀의 '핵심 장비'인 말이 수송기에 실려 도착했기 때문. 한국 승마팀이 이번 대회에서 탈 말은 모두 5마리로 독일 뮐렌에서 수송기에 실려 2시간 동안 비행한 끝에 아테네로 옮겨왔다. 지난 2년 동안 한몸이나 다름없이 붙어 살다시피한 말과 불과 하루도 채 안되는시간 동안 떨어져 있었던 선수들은 한걸음에 공항까지 달려나가 말을 맞았다. 다시 자동차에 옮겨싣고 마르코풀로 승마장 마방까지 말을 '모셔온' 선수와 임원들은 행여 짧은 비행에도 탈이 나지 않았나 말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고 최적의상태로 쉴 수 있도록 만반의 조치를 취하느라 현지 시간 새벽 3시에야 겨우 잠자리에 들 수 있었던 것. 힘든 하루였지만 그래도 임원과 선수들은 아테네 날씨가 걱정했던 만큼 덥지 않아 한시름이 놓았다. 그동안 아테네 입성을 미뤄온 것도 더운 아테네 날씨에 말의 컨디션이 나빠질까우려해 서늘한 기후의 독일에서 머물러왔던 터다. '말 몫이 70%'라는 승마 경기의 특성상 말 관리에 들이는 정성과 비용은 한마디상상을 불허한다. 비행기로 불과 2시간 거리를 날아오는데도 '항공료'만 7천만원이나 들었다. 말이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말 수송 전용 컨테이너를 사용해야 하는데다 비행기도 특별히 훈련된 기장이 저공비행으로 날아오는 등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아 돈이 여간 드는게 아니다. 먹이도 단백질이 풍부한 알파파 풀을 골라 구하다 보면 하루 100만원 이상이 들어간다. 뿐만 아니라 말을 돌보기 위해 수의사 1명과 전문 관리사 4명 등 모두 5명을 독일에서 고용해 4년 동안 급료를 지급해왔다. 5마리 가운데 100만유로(약 14억원)씩 주고 사들인 말이 3마리이고 대회 때 타고 나갈 말 2마리는 한달에 3만유로(4천만원)씩 내고 빌린 '명마'들이니 정성을 쏟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오로지 말에만 신경 쓸 수는 없는 일. 대한승마협회는 우정호, 황순원, 손봉각, 주정현(이상 삼성전자) 등 선수 4명과최명진(삼성전자) 감독을 지난 2년간 유럽에 체류시키면서 선진 기술 습득에 주력했다. 이들은 지난해 딱 일주일간 한국으로 휴가를 왔을 뿐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며실전과 훈련을 거듭해왔다. 박원호 협회 전무는 "12년만에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뒤 쏟아부은 돈이 말값을빼고도 200억원이 넘는다"면서도 "우리가 10위 이내에만 입상한다면 돈으로 살 수없는 엄청난 국가 홍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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