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초대석] 황창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메모리 반도체 결코 사양산업 안될것" "메모리 반도체산업은 결코 사양산업이 될 수 없습니다. 컴퓨터ㆍ전자제품을 비롯 어떤 제품이든 소비자들은 보다 빠르고 편리하며 고성능의 제품을 선호하고 거기에 걸맞는 제품에 필요한 새로운 반도체 수요는 항상 생기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경기상황에 관계없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게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기술개발이 필요합니다." 황창규(48)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반도체경기가 늘 호황이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경기란 사이클이 있는 것인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1위를 할 수 있는 최강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열정.능력 겸비… 반도체 앞날 기대 1등은 시장이 나빠져도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고, 좋아지면 그 과실을 가장 많이 거두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올해 반도체 수출감소액이 전체수출 감소액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반도체가 우리경제를 먹여살리는 산업이라는 점을 새삼 느끼게 해줍니다. 그래서 반도체 경기회복 시기가 큰 관심거리인데 국내외 분석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과연 언제쯤 이나 회복될까요. ▲올해 경기가 급속도로 나빠지긴 했지만 현물시장 가격에 너무 민감하고 불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받고 잘되는 반도체 제품도 많습니다. 당초에는 올 4ㆍ4분기에는 회복되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미국 테러사건으로 경제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등 변수가 많아져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이르면 내년 3ㆍ4분기, 늦어도 4ㆍ4분기에는 회복되지않을까 전망하고 있습니다. -최근 512메가 D램 양산과 300mm(12인치) 웨이퍼 라인가동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면 생산량이 더 늘어나고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지 않겠습니까. ▲공급량을 늘이려는 것이 아니라 기회선점과 '공급을 통한 수요창출'을 위한 것입니다. 메모리 기술은 하루아침에 되는게 아닙니다. 반도체 1개제품을 내놓는데는 기술개발ㆍ표준화ㆍ디자인ㆍ양산에 이르기까지 5~6년이나 걸립니다. 300mm 웨이퍼 양산도 7년이나 걸렸습니다. 중요한 것은 양산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입니다. 먼저 준비하는 업체가 업계선두를 유지하고 시장 장악력을 넓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신제품이 나오면 시장이 활성화됩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신제품 공급은 신규시장 창출을 의미합니다. 예컨대 컴퓨터나 전자업체들이 고기능 제품을 만들고 싶어도 거기에 맞는 고기능 대용량 반도체가 없으면 헛일이지요. 그러고 있는 터에 새 반도체 제품이 나오면 그게 가능해져 제품개발과 생산을 하게되고 덩달아 반도체 수요가 커지는 것이지요.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흑자를 냈습니다. 지난 96년 호황을 누렸을 때와 차이점이 있는 것 같은데요. 특히 1위 자리를 다지면서 갖게된 잇점은 무엇입니까. ▲지난 96년 호황은 단기적으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시장이 PC 중심에서 모바일기기나 디지털제품, 네트워크장비등으로 아주 다양해졌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이 시장들은 선두업체로서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만큼 더 큰 이익을 누릴 수 있었지요. 우리가 시장을 창출하면 우리 의지대로 시장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메모리반도체는 고성장 산업입니다. 결코 사양산업이 아니고 그렇게 될 수도 없습니다. 소비자들은 더 큰 용량, 더 빠른 속도, 전력이 적게 드는 메모리 제품을 원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수요가 계속 생기는 것이지요. 경기가 회복되면 삼성은 지난해보다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은 현재 메모리 분야는 1위이지만 비메모리까지 포함하면 세계4위로 알고있습니다. 2005년에는 인텔에 이어 2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왕이면 인텔까지 제치고 1위업체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불가능한 일입니까.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은 인텔의 3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 세계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최고의 반도체업체입니다. 지금의 구도로는 버거운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메모리ㆍ비메모리 반도체가 하나로 집적화되는 복합칩 시대가 오면 CPU가 칩에 내장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공정기술에 집중하고 있는만큼 설계기술 인프라까지 구축된다면 해볼만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인텔과는 경쟁관계라기 보다는 협력을 통해 같이 성장하는 관계라고 봐야 합니다. -중국이 현지에 웨이퍼가공 공장을 세워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반도체 산업에 큰 관심을 갖고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삼성전자의 중국진출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는데 어떻게 할 방침입니까. ▲델ㆍ모토로라등이 중국에 진출하는등 중국의 첨단산업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중국이 저가제품 중심의 시장이어서 큰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이제는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PC제조업체인 레전드의 경우 중국내 시장점유율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회사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이미 쑤저우에 반도체 조립공장을 가동중이고 이달에는 상하이에 판매법인을 설립합니다. 웨이퍼공장 설립은 여러측면을 고려 회사전체 차원에서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라고 봅니다. -내년 투자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경제환경이 워낙 불확실하기 때문에 장기계획을 세우기는 어렵습니다. 분기별로 계획을 세우고 그것도 아니다 싶으면 월별로 투자규모와 시기를 검토한후 투자에 나설 계획입니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단순히 생산을 늘리기위한 투자는 안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회로선폭을 현재의 0.15미크론에서 0.12미크론으로 개선시키는 미세가공기술등 기술개발 투자는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입니다. -삼성 계열사들이 10년후를 내다본 신수종 사업 선정작업을 하고 있는데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어떤 사업을 주력으로 키울 계획입니까. ▲우선 복합칩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사업형태가 종합 메모리 공급사업이었다면 앞으로는 메모리와 컨텐츠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게 됩니다. 메모리 토털 솔루션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품만으로 사업을 하는 것에 비해 엄청난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예컨대 범용 D램 대신 솔루션 D램을 만들면 가격이 비싸지게 됩니다. 주문형 솔루션 메모리 제품의 매출비중도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10년을 내다보면 인텔리전트 메모리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나노기술까지 필요하지는 않겠지만 0.05미크론의 공정기술과 기가급 메모리반도체가 대표적인 제품이 될 것으 로 봅니다. 한발 나아가 뉴런 메모리반도체등 복합적인 제품들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정부도 반도체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정책을 통해 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부분은 없습니까. ▲일본의 경우 아스카 프로젝트, 미라이 프로젝트 등 정부와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는 중장기 사업이 있습니다. 우리정부도 업계와 학계가 참여해 재료ㆍ장비등 미래기술을 개발하고 표준화시키는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예컨대 나노기술은 앞으로 10년이후에 첨단산업의 핵심기술로 떠오를 중요한 사업인만큼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대담=이현우산업부장 정리=조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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