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LG전자 생산·사무·기술직 한데모여 '오골오골'

지난 10일 오후 LG전자의 평택디지털파크 중회의실. 50여명의 생산직원과 기술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휴대전화의 회로기판에다 무연 방식으로 부품을 납땜하는 SMT생산 기판계 직원들과 이상유무를 검사하는 검사기술그룹 직원들이다. 평소 말섞을 기회가 드물지만 서먹서먹함도 잠시. 두 조직의 간단한 소개에 이어 이들은 곧장 4개의 팀을 나눠 '이름 외우기' 등 서로를 알아가기 위한 게임을 진행했다. 이어 가진 대화의 시간에서는 '속엣얘기'를 꺼내놓고 해결점을 찾기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결정된 내용은 다음날부터 곧바로 실행된다고 한다. LG전자 평택사업장은 '오골오골' 거리는 소리가 가득하다. '오골(OGOL)'은 One Group One Line의 줄임말. 생산라인 직원들과 기술ㆍ사무그룹 직원들이 상호 이해를 돕기 위한 '비공식 커뮤니케이션 채널'이다. 휴대전화 단말기를 생산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 사업본부는 지난해부터 오골을 실시하고 있다. 조직문화가 이질적인 청주와 서울의 생산기지를 평택으로 옮기면서부터다. SMT기판계 오거택 계장은 "작년부터 실시된 '오골'이 생산지 이전에 따른 구성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MC사업본부의 대표 변화관리자(CA)인 유정록 과장은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성과를 지향하는 모임"이라며 "웃음코칭을 통해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업무상 안풀리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행사"라고 치켜세웠다. 사내로 확산되고 있는 '오골'의 발단은 디지털미디어(DM) 사업본부 소속의 디지털 스토리지(DS) 사업부이다. 1997년 같은 목표를 향해 뛰고 있는 현장직과 사무직 직원들이 '서로를 알아두자'는 소박한 취지에서 비롯됐다. 보이지 않는 벽이 있게 마련인 두 직종이 서서히 융화하면서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목표도 무난히 달성했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 실제로 DS사업부는 2005년까지 8년 연속 광(光) 스토리지 세계 시장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켰다. 올 상반기 DM사업본부에서만도 14개 라인과 14개 그룹이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LG전자는 하반기부터는 마케팅과 상품기획 부서까지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며, 향후 더욱 다양한 부서들이 '오골'할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MC사업본부의 조직문화그룹장인 강우철 부장은 "부문간, 계층간 커뮤니케이션 채널 구축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며 "또한 '오골'을 성과지향적인 행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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