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리먼사태 1년… 위기를 기회로 바꾼 기업들] 삼성중공업

세계 1위기술력 바탕으로 에너지 생산설비 시장 선점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미리 수주해 놓은 선박들을 건조하기 위해 한밤 중에도 불을 밝히고 야간작업을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리먼 사태 이후 이어진 극심한 수주가뭄 속에서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조선업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대형 수주계약을 따낸 데 이어 풍력발전설비 시장에도 진출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7월 로열더치셀이 앞으로 발주할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장치(LNG-FPSO) 건조를 15년간 독점 계약했다. LNG-FPSO의 가격이 1척당 50억 달러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500억 달러 이상의 수주를 확보한 셈이다. 한 조선 업체가 대형 발주처의 선박을 장기간 독점 계약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한 회사와 독점 계약을 할 경우 정해진 납기에 선박을 인도 받지 못할 가능성 등 다양한 위험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회사 한 관계자는 "드릴십 등 시추선 분야에서 축적된 세계 1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LNG-FPSO 등 에너지 생산설비 시장을 선점하게 됐다"며 "하반기에 발주될 브라질 페트로브라스, 호주 고르곤 프로젝트 등에서도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수주가 특히 의미가 있는 것은 브라질 국영석유사인 페트로브라스사가 향후 3년간 매년 7척씩 발주할 예정인 원유시추선 수주경쟁에서도 한 걸음 앞서 나갔다는 데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자사가 투자한 브라질 현지 아틀란티코 조선소를 본격 가동하는 등 현지 생산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최근 실시한 15만톤급 유조선 탑재식에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직접 참여해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아틀란티코 조선소는 룰라 대통령의 고향인 수아페 산업단지에 건설중인 조선소로 총 160만㎡(50만평) 부지, 길이 400m, 폭 73m의 대형 도크를 완비하고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아틀란티코에 기술 지원을 하고 받은 로열티로 지난해 2,200만 달러에 해당하는 아틀란티코 지분 10%를 인수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페트로브라스가 발주 추진 중인 100여 척의 작업 지원선 및 부유식 원유저장설비(FPSO) 입찰보단 아틀란티코 조선소와 공조해 드릴십 수주에 더 많은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공동입찰을 통해 연속건조에 따른 예산 절감과 납기단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금융위기 과정에서도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성공했다. 풍력발전설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 특히 이 회사는 공장도 짓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 수출 계약을 성사시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영국 업체와 공동 개발한 모형을 지난 5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윈드 파워(WIND POWER) 2009'전시회에 출품, 미국 시엘로사와 미국 텍사스주에 2011년까지 2.5㎿급 풍력발전기 3기(약 75만달러)를 설치하는 계약을 맺었다. 삼성중공업은 내년까지 총 6,000억원을 투자해 2.5㎿급 육상용 풍력발전기와 5㎿급 해상용 풍력발전기를 연간 200기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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