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DMB 유럽선점 '먹구름'

노키아와 복수표준 될듯<br>기선 못잡으면 도태 우려<br>독일월드컵이 최대 변수

국내서 개발된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기술의 세계시장 제패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내년 중 유럽표준으로 채택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지만, 경쟁기술을 개발한 노키아의 공세와 유럽 사업자들의 ‘텃세’ 때문에 자칫 허울 뿐인 표준으로 전락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지상파 DMB 규격인 ‘T-DMB’와 노키아 주도의 ‘DVB-H’가 내년 유럽통신표준화기구(ETSI)에서 복수 표준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T-DMB의 경우 이달 초 월드DAB 포럼이 내년 ETSI에 상정키로 결정해 표준 채택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노키아의 DVB-H도 유럽의 자존심을 걸고 각국 정부와 방송사, 이동통신사들을 상대로 활발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노키아 진영은 이미 지난 2월 ETSI에 DVB-H 규격을 표준으로 제안해 놓은 상태다. 두 기술이 복수 표준으로 결정될 경우 초기에 각국 사업자들이 많이 선택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급속히 쏠릴 전망이어서 국가적 차원의 대응전략이 요구된다. 이미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사인 영국 보다폰과 오투(O2) 등이 국내 LG전자 등에 노키아 진영의 DVB-H 규격을 지원하는 지상파 DMB 휴대폰의 공급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DMB 시장은 내년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열려 2006년 독일 월드컵 바람을 타고 전세계로 확산될 것”이라며 “국내 T-DMB와 노키아 진영의 DVB-H의 승패는 독일과 영국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독일의 경우 2006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어느 표준으로 방송하느냐가 향후 유럽 DMB 시장의 판도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독일 바이에른주의 방송규제 기관인 BLM이 한국의 T-DMB를 2006년 월드컵 방송에 사용하기로 했으나 이는 전체 중계방송의 극히 일부에만 해당하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산 T-DMB 기술이 세계무대에서 살아 남으려면 ▲국내 지상파DMB 서비스를 조기에 출범시켜 시장을 활성화하고 ▲현지 방송사ㆍ이통사와 윈-윈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현지법인 등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국 의사결정권자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세계 DMB 단말기 시장이 2007년까지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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