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경상적자 공포 덜었지만 '불황형 흑자'

자본재 수입 급감 덕에 9월 31억弗 흑자 기록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 9월 31억달러를 기록해 올해 2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대외불안의 여파로 경상수지가 월간 기준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는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둔화로 국내 기업들이 시설투자에 필요한 자본재 수입을 급격히 줄이고 있어 앞으로 흑자를 계속 낸다 해도 '불황형 흑자'라는 반갑지 않은 구조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호조에 힘입어 31억달러 흑자를 기록, 8월의 2억9,000만달러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3월부터 19개월째다. 올 들어 9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152억달러에 이른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 때문에 기업의 설비투자 심리가 위축됐고 이로 인해 자본재 수입을 줄인 것이 경상수지 흑자폭을 늘리는 데 기여했다"며 "자본재 수입 감소에 따른 경상흑자는 향후 성장력을 제약할 수 있어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상수지 구조는 흑자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상품수출이 전월보다 18억달러 증가한 474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상품수입은 451억달러로 전월보다 1억달러가량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 자본재 수입은 119억달러로 전월의 134억달러보다 10.9% 줄어들면서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자본재 수입은 4월 118억달러, 5월 127억달러, 6월 127억달러, 7월 126억달러, 8월 134억달러로 상승곡선을 그리다 9월에는 119억달러까지 밀렸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10월에도 상품수지가 좋게 나올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입증가율이 떨어진 데 따른 착시효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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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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