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美대선 결과와 우리의 과제
박대식 전경련 국제경제팀장
박대식
기고=박대식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제팀장-부시 2기 행정부 출범과 우리의 대응과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유력시되고 있다. 당초 많은 전문가들이 부시 대통령의 낙승을 예상했지만 막판 지지율 혼선으로 박빙의 승부가 연출됐다. 우리가 미국 대선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여전히 미국은 우리나라에게 가장 중요한 수출시장이며, 북핵 문제를 둘러싼 동북아 안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해결에 빠른 진전 예상
당초 부시 대통령은 재선되더라도 북핵문제에 대해 강경일변도의 입장을 위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북핵 문제가 빠른 진전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이유는 우선 미국이나 북한 양측 모두 보다 진지하게 협상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 대선이라는 불확실성이 해소되었고 미국 행정부도 이라크에서의 실패를 되풀이하기에는 국내 현안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라크 전쟁을 주도했던 소위 신보수주의자들이 퇴조할 것이란 전망이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한다.
미국의 대한 시장 개방 등 통상압력의 수위는 높아질 것
우리 기업의 수출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원화에 대한 절상압력과 중국 경제의 위축, 그리고 우리 시장에 대한 개방압력으로 요약된다. 원화의 절상은 대미 수출의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을 비교해야 하기 때문에 일본 엔화가 우리 원화에 비해 얼마나 절상되는가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사실 중국 경제의 둔화가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
이미 중국과 미국이 위안화 절상 스케줄에 대해 암묵적으로 합의했다는 분석도 있듯이 위안화의 절상은 우리의 대중국 수출은 물론 중국을 우회하여 미국으로 수출하는 상당수의 기업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끝으로 부시 행정부는 새로운 보호무역조치를 도입하기 보다는 자동차, 의약품, 쇠고기 등 농산물, 음반의 불법 복제 등 지적재산권 등 여러 분야에서 우리 정부의 성의있고 확실한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이라크 파병, 북핵 6자 회담의 지연 등 여러 가지 정치현안이 산적하여 통상문제가 다소 지지부진하였으나 정치현안의 해결이 가시권에 들어가면 통상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안해결에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
북핵 문제나 통상 현안에 있어 미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대미 관계개선이 부시 행정부나 우리 정부에게도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통상측면에서 이미 일본이나 타이완은 미국 쇠고기 수입을 위한 절차개시에 합의한 바 있으나 우리 정부는 아직도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대미 관계개선을 위해선 미국의 제안을 기다려 수동적으로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는 선제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자세가 요망된다. 똑같은 결과라도 먼저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자세와 상대방의 주문을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것은 협상을 하는 사람이나 그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에게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번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기회로 삼아 대미 관계에 있어 여러 현안을 우리가 선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입력시간 : 2004-11-03 1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