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 성공하면'아시아, 그 중에서도 동아시아의 시대가 달려온다'
아세안 10개국과 한국ㆍ중국ㆍ일본이 하나의 경제블록을 꿈꾸고 있다. 성공할 경우 인구만도 20억 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FTA)가 탄생하게 된다.
아직 개발의 여지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중국과 아세안 국가만 따지더라도 전세계 국내 총생산(GDP)의 약 5% 를 차지한다.
여기에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일본과 14위권의 한국이 합세할 경우 경제블록의 파워는 한층 무게를 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이 지역의 자유무역지대 설립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일부 에서는 아세안과 한ㆍ중ㆍ일의 무역자유화 논의를 계기로 '동아시아 현상'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아직까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상당수는 쌀을 비롯한 농산품과 천연자원에 의존하고 있으며, 1인당 GDP도 1,000달러 미만인 곳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가 뭉친 아세안은 연간 1조 달러의 무역 규모를 자랑하는 거대 시장이다.
특히 브루나이ㆍ캄보디아ㆍ인도네시아ㆍ라오스ㆍ말레이시아ㆍ미얀마ㆍ필리핀ㆍ싱가포르ㆍ타이ㆍ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들은 2003 년부터 역내 자유무역을 실시하기로 합의한 상태여서 무역촉진에 따른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말레이시아ㆍ싱가포르ㆍ필리핀 등은 천연자원뿐 아니라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 전자기기 등이 주요 수출 품목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자연히 이들 국가가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입지도 최근 들어 크게 강화됐다.
무엇보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이 지역에 대한 해외 직접투자의 증가다.
일본의 경우 중국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타이 등 아세안 회원국들에 대한 투자를 매년 늘려나가고 있는 추세다.
후지쯔, 닛산, 도요타 등 값싼 노동력을 노리는 대기업들이 매년 새롭게 이 지역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 다국적 기업이 존재하는 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은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불안요소는 아직 상존해 있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은 최근 대통령의 비리를 이유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군부의 쿠테타설이 나도는 등 정국이 어지럽다. 이 같은 정치 불안은 금융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쳐 주식ㆍ환율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
특히 미국 발(發) 세계 경제 불황의 타격이 동남아시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이들 나라의 대미 무역의존도가 높은데다 관광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불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