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지주회사 향방은

금융지주회사 향방은통합인가 독자생존인가…한빛·조흥등 진로 '안개' 이르면 오는 10월 출범할 정부 주도의 금융지주회사에는 어떤 금융기관이 합류할까. 지주회사를 통해 정부가 그리는 공적자금 회수방안은 어떤 것일까. 정부는 은행노조와의 협상타결에도 불구, 하반기 금융구조조정의 방향과 원칙은 당초 방침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세부내용으로 들어가면 바뀐 부분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금융지주회사 통합문제, 은행 증자지원 여부 등에 있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혼란상을 노출하고 있다. ◇한빛·조흥은행, 금융지주회사로 통합여부=정부는 당초 한빛·조흥은행의 금융지주회사 통합을 당연시 했었다. 그동안 정부는 공적자금 투입은행으로 정부가 대주주인 은행에 대해서는 정부 주도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그 방식은 금융지주회사를 통한다는 점을 수차 밝혔었다. 그러나 이번 노정합의에 따르면 이들 은행들이 경우에 따라 독자생존도 가능하게 됐다. 은행 경영평가위원회에서 이들 은행들이 9월 말까지 제출하는 자체 경영정상화 계획서를 보고 생존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되면 「독자생존」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 장관은 『경영평가위원회에서 독자생존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은행 스스로도 독자생존하겠다며 공적자금을 받지 않겠다고 하면 굳이 정부의 돈을 받으라고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물론 9월 말 경영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정부가 이들 은행의 독자생존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인지, 아니면 당초 방침대로 지주회사 통합 쪽을 유지하기로 한 것인지 혼란스러운 대목이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는 정부가 이들 은행의 독자생존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정합의문 중에 상치되는 부분도 있다. 합의문에는 「2단계 금융개혁에 있어 정부 주도의 강제적 합병은 없다」고 밝히고 있는 부분이 있는 반면 다른 조문에서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 등 정부가 대주주인 은행에 대해서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고 돼 있다. 어떻게 「강제로」 하지 않으면서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것인지 선듯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대생 등 2금융권도 가시권=정부 주도 지주회사는 보험 등 2금융권을 포괄하는 종합금융그룹. 이용근(李容根) 금감위원장도 『지주회사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2금융권이 포함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선 대한생명은 핵심 변수다. 금감위 고위 관계자는 『편입 여부는 속단할 수 없으나 지주회사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검토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대생이 편입된다면 신동아화재도 통합가능군에 포함된다. 한투·대투는 지주회사로 묶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위 고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두 회사를 지주회사 아래 편입하는 방안은 전혀 검토한 적이 없다』고 못박았다. 서울투신운용도 같은 맥락이다. 2금융권 중 연내 정상화가 불가능한 종금사도 일단 예금공사 자회사로 만든 뒤 지주회사에 편입시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공적자금 회수는=크게 두가지 방안. 우선 모회사인 지주회사. 정부는 지주회사의 경영권은 넘기지 않되 지분의 20~30%를 국내·외에 매각해 전략적 제휴를 추진한다는 방침. 문제는 자회사. 정부는 자회사 일부를 가능한 한 매각한다는 계획. 매각시기는 내년 하반기께 가능할 전망이다. 그 전까지는 자회사들의 구성부터 바뀔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별 특화를 위해서다. 그러나 예를 들어 소매금융만을 100% 영위하는 전문화는 지양된다. 매각 등이 이뤄질 경우 소매금융 특화 자회사가 우선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증자지원 여부=李장관은 최근까지도 『은행에 대한 증자지원은 없다』고 누차 언급했다. 대신 후순위채매입 형식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에 대해 증자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감자(減資)가 불가피하다. 손실분담 차원은 물론 은행들의 주가가 액면가 이하이기 때문에 이를 액면가로 만들기 위해서도 감자를 해야 한다. 그러나 재정경제부는 「절대 증자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李장관은 『지금도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자본금이 과다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李장관은 『가능하면 자본금을 늘리지 않는 방법을 택하겠지만 도저히 다른 방법이 없다면 생각해볼 수도 있다』고 말해 방향선회를 시사했다. 재경부 실무자들은 『후순위채 지원이 한계가 있는 만큼 증자지원도 가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안의식기자 ESAHN@SED.CO.KR 김영기기자 YGKIM@SED.CO.KR입력시간 2000/07/13 19:3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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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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