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카드대출 잔액은 28조2,000억원 수준으로 전년보다 3,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바짝 조인 반면 카드대출 규제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틈을 타 카드사들이 카드론 등으로 가계대출을 무분별하게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대출 가운데 보이스피싱 문제가 심각한 카드론의 상승세 역시 예사롭지 않다. 카드사들의 카드론은 지난해 말 15조8,000억원으로 2010년 말(15조5,000억원)보다 늘었다. 카드론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말 12조원 수준이었지만 3년 만에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카드론은 은행에서 더는 돈을 빌릴 수 없는 저신용자가 찾는다는 점에서 부실위험이 크다. 현금서비스 잔액 역시 카드대출 연체율이 위험구간으로 진입하면서 지난해 말 12조4,000억원에 달했다.
연체율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카드대출 연체율 평균은 1.8%로 같은 기간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의 두 배를 넘어섰다. 연평균 카드대출 연체율이 2006년 0.1%까지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카드대란을 겪으며 카드사들이 충당금을 쌓는 등 위험에 대비하고 있지만 카드대출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카드사들이 전방위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고 있어 신용대출을 되레 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