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기한 연장을 위해 독일ㆍ프랑스 정상들과 연쇄회동을 가진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그리스의 운명은 결국 다음달 초 그리스를 방문하는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등 트로이카팀의 실사보고서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25일 사마라스 총리와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리스는 유로존에 반드시 남아야 한다"면서도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와 이행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또 "그리스 문제를 논의한 지 벌써 2년반이나 지났다"면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 위해서는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약속한 긴축을 예정대로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전날 사마라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그리스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긴축시한 연장과 추가적인 비용지원은 거부한 바 있다.
사마라스 총리는 지난주 독일과 프랑스를 방문하기에 앞서 오는 2014년까지 115억유로의 예산을 절감하기로 한 긴축기한이 부담된다며 2016년까지 연장해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사마라스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는 메르켈 총리와 올랑드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다만 독불 정상이 그리스의 유로존 존속을 강조한 것으로 볼 때 그리스의 긴축기한 연장은 다음달 초 그리스를 방문하는 트로이카의 실사보고서가 나온 후에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랑드 대통령은 "트로이카팀의 보고서 결과가 나온 후 10월에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결정을 내리면 된다"고 밝혔다.
한편 FT 독일어판은 앞서 24일 독일 재무부가 비공개 조직을 만들어 '그렉시트(Grexitㆍ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의 재정적 영향과 그리스 이외 국가가 유로존을 떠나는 도미노 효과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