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IT주가 재도약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ㆍ전자업종지수는 전날보다 73.29(1.12%) 오른 6,596.69포인트, KRX 반도체지수도 11.40(1.10%) 오른 1,047.57에 장을 마쳤다. IT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한때 2만원이나 치솟다가 전날보다 1만원(1.53%) 오른 66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20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와 LG필립스LCD 등 대형 IT주도 각각 1.82%와 1.97%의 상승세를 보였다.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 둔화와 달러당 940원대로 진입한 원ㆍ달러 환율 급락이라는 악재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효과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전날 3.4%나 급등하는 등 해외 기술주 강세에 더해 하반기 IT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 고조가 IT주의 본격적인 랠리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자사주 매입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는 점이 IT 랠리의 청신호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분기 중 IT 주가가 30% 가까이 빠지면서 IT 조정은 확실하게 마무리됐다”며 “2분기 시장의 주도주로서 IT 대표주들이 전고점까지는 손쉽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1일 74만3,000원(종가기준)이 고점이며 하이닉스반도체는 1월초 3만9,050원까지 오른 바 있다. 김미연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대표적인 글로벌 IT기업 실적이 상반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부터 갈수록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한국 시장과 같이 움직이는 대만 IT업체의 주가 반등을 감안할 때 IT섹터의 추가상승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만의 경우 1등주보다 2~3위 IT업체들의 주가 반등이 두드러져 업황 개선의 의미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고 김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달러당 944원대로 급락한 환율 악재도 IT주가에 별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종우 센터장은 “일반적으로 환율과 수출주의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환율 하락으로 실제 주가가 영향을 받는 것은 섬유ㆍ의복업종 정도”라며 “그보다는 경기 호조에 따른 상승 동력이 주가에 더 크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본격적인 IT경기 회복을 겨냥해 관련주에 대한 매수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삼성전자, LG전자, 삼성테크윈, 심텍 등에 대한 투자가 유망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