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일성 생일 사탕과자 함량 미달 교환소동

당 일꾼ㆍ공장 등 여기저기서 갈취하고 빼먹어<br>中 무역상들, 北 공짜ㆍ외상 선물 요구로 몸살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고 김일성 북한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에 어린이들에게 나눠줄 사탕과자 선물을 당 일꾼 등이 빼먹는 바람에 전국 각지에서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교환 소동이 벌어졌다고 대북 매체들이 전했다. 또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 중 일부로 조성된 자금이 김일성 생일 선물을 사는데 쓰이고,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거래선들이 공짜ㆍ외상 선물 요구로 골머리를 앓는다고 한다. ◇"거지 주제에 생일 선물은 무슨"=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열린북한방송에 따르면, 양강도ㆍ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 12일 오후 (혜산시) 성후인민학교(초등학교)부터 시작된 (김일성 생일) 선물 공급이 갑자기 중단되고 이미 공급한 선물을 교환해주는 소동이 벌어졌다”며 “내각총리가 각 도당책임비서들에게 전화를 걸고, 각 시ㆍ군 검찰소들이 교육기관과 식료공장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어린이들을 대신해 당과류 선물을 받아간 학부모들이 1kg 이상이 되어야 할 선물이 920g도 안된다며 교환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해마다 선물 무게가 줄어드는 것은 도당ㆍ시당ㆍ사법기관 일꾼들이 선물을 생산하는 공장ㆍ기업소들을 압박해 어린이들에게 돌아갈 몫을 갈취하는데다 해당 공장에서도 도둑질이 일반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한은 1980년대부터 김일성 주석의 생일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16일)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정해 인민학교 이하 어린이들에게 종합당과류를 선물로 준다. 북한 무역일꾼들과 거래하는 중국 무역업자들도 김일성 생일 준비에 시달렸다고 한다. 한 무역업자는 “거래하는 북한 무역일꾼이나 고위 간부들이 공짜ㆍ외상으로 김일성 생일 선물을 부탁하는데 다 들어주면 한 사람당 5만 위안이 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북한과 계속 거래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부탁을 무시할 수 없고, 원하는 대로 다 사줄 수도 없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지 같이 사는 주제에 수백만 달러씩 들여가며 생일을 쇠나? 그리고 무슨 명절이 그렇게 많은가”라고 꼬집었다. ◇선물 사는데 개성공단 돈까지…= 개성공단에서 들어오는 자금도 김일성 생일 선물을 사는데 쓰였다고 한다. 대북 무역업을 하는 조선족 소식통은 김일성 생일 준비로 달러와 위안화를 보따리로 들고 다니는 간부들에게 어디서 돈이 생기냐고 물으니 “개성공단과 관광총국에서도 돈이 들어오며, 수많은 금광에서도 금을 캐고 있으니 요만한 것(다량의 생일선물 구매)에 놀라지 마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일성 생일에도 지난 2월 김정일 생일 때와 마찬가지로 상어 지느러미 등 값비싼 식품과 남방 과일, 고급 양복 천, 전자제품 등을 많이 구매했다. 상어 지느러미를 비롯한 고가의 식품들은 아이스박스에 포장해 고려항공편으로, 다른 생활용품들은 단둥 해관에서 화물차로 보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당국은 태양절에 맞춰 모처럼 주민들에게 식량을 배급하기 위해 각 무역회사들을 총동원해 중국 등에서 식량을 확보했으며, 군량미(2호미)는 절대로 다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함경북도 청진에 있는 외화벌이 회사들은 수백~수천톤씩 식량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광물자원ㆍ수산물 등을 중국에 팔아 쌀을 조달했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무역와크(무역허가)를 박탈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경북도가 고향인 한 탈북자는 가족과의 전화 통화에서 “회령 곡산공장, 유선탄광 기계공장 등 중소기업소들도 보름치 식량을 받았다”면서 “일반 지방산업 공장들도 열흘씩 배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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