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시가 있는 풍경] 과도기

우주의 배꼽(현대시 刊)


바람은 구름을 흘리고
꽃망울은 부슬비에 가려
번개와 천둥으로 열려간다 빛살이 구름을 뚫더니
빗방울 진 꽃잎 위에
눈부시게 부서진다 바라보는 먼 산 너머로
강물은 하염없이 흐르고
우리는 불려왔다 지나간다 우리의 소망이 더듬어 찾는
우리의 사랑이 이끌어주는
다음 닿을 곳은 어디인가 마음이 벌써 닿았어야지
생각이 이미 합했어야지
뜻이 벌써 통했어야지 안타깝게 간절히
우러러 울부짖는가
꽃잎처럼 날리지 않도록 부를 것을 부르지 않고
부르지 않을 것을 불렀기에
대답이 없었으리라 기다릴 것을 기다리지 않고
기다리지 말 것을 기다렸기에
보여주지 않았으리라 토네이도가 하늘에서 내려와
마음과 생각과 뜻을 가르고
새 역사를 써 가리라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