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왜곡 고구려사 시민교육 본격화

지안시, 고구려사 관련 시민교육책자 발간

광개토대왕비를 비롯해 고구려 유적이 대거 위치한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가 고구려사를 자국사로 기술한 시민교육 책자를 발간하고 가정마다 비치를 의무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고구려의 첫 수도인 환런(桓仁.졸본) 지역에서도 동북공정의 내용을 기조로 이 지역의 유적을 설명한 '오녀산지'를 간행하고 대외홍보자료로 적극 활용하는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중국 정부가 학술.정치적 차원에서 고구려사를 자국사로 편입하려는 단계를 넘어 시민교육 등을 이용해 편입된 고구려사의 대내외 홍보에 주력하는 단계로 나아갔음을 보여주는 첫 사례에 해당한다. 최근 고구려 역사 유적 답사차 중국을 방문한 조법종 우석대 교수(43.사학)는 19일 "지안시가 고구려 역사를 중국역사로 왜곡한 동북공정 내용을 그대로 소개한 시민교육서 '集安 市民手冊'(지안 시민수책.이하 수책)을 발간하고, 각 가정과 호텔마다 비치를 의무화했다"고 말했다. 조교수가 입수한 수책은 전체 97쪽의 올컬러판 소책자로 지난 3-4월께 기획돼 7월초 고구려 유적의 세계 문화유산 등재 이후 본격적으로 배포되기 시작했으며, 외부 유출을 엄격하게 금지해 그 성격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고구려사 교육용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수책은 시민들이 지안시에 대한 일반 개황을 담은 교육용 책자"라며 "특히 '지안역사연혁'에서 동북공정의 결과를 요약, 소개하는 '요해고구려'(了解高句麗)항목을 별도로 만들고, 그 숙지를 의무화함으로써 시민들에게 고구려사에 대한 모범답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교수에 따르면 '지안역사연혁'에는 지안 지역이 역사적 허구로 밝혀진 '기자조선'과 관계있다고 강조해 고구려사가 중국사임을 부각시켰으며, '요해고구려'에서는 고구려가 중국동북지방 소수민족 정권이며 주나라에 조공을 바친 이래 중국 왕조에 속했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조교수는 "의무적인 시민 교육을 위해 고구려사 관련 책자가 발간되기는 지안시가 처음"이라며 "환런 지역에서도 동북공정 내용을 기초로 유적을 설명한 '오녀산지'를 출간하고, 고구려의 첫 수도 '홀승골성'을 당나라때 명칭인 '오녀산성'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정부가 고구려 유적이 대거 몰려있는 지안, 환런을 기점으로 왜곡역사를 홍보.교육하는 것은, 왜곡이 학술적 연구단계를 넘어 2단계인 대내외 홍보. 교육이 본격적으로 진행됨을 보여준다"며 "몇년 전부터 이미 예정된 수순인만큼, 우리측에서도 이에 맞서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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