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벤처기업 질이 중요하다

지나친 대기업 중심의 한국경제에서 중소 벤처기업이란 새로운 성장축이 생긴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대기업 구조조정의 공백을 벤처기업 개미군단이 메우기 시작한 것은 흐뭇한 일이다. 올해 벤처기업들의 생산총액은 약 20조원을 기록, 국내총생산(GDP)의 5%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런 기세라면 오는 2002년 2만개의 벤처기업이 GDP의 약 20%를 차지하게 된다는 목표달성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미국경제 회생의 주역인 벤처기업의 열기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벤처기업 육성은 일본이 최근 발표한 경제회생대책에서 최우선순위로 자리잡았다. 우리와 비슷한 경제정책을 구사해온 일본이 벤처기업으로 불황 탈출의 돌파구를 찾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일본보다 대기업 집중의 폐해가 훨씬 심한 우리로서는 벤처기업의 중요성이 더 클 수도 있다. 21세기 정보화·지식화 시대 성장의 견인차는 벤처기업이 될 수밖에 없다. 벤처창업 열기 속에서 무엇보다도 희망적인 것은 젊은 세대에 무한한 꿈과 도전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는 점이다. 신세대 벤처기업인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불굴의 의지를 최대한 살려줘 한국판 빌 게이츠와 손정의(孫正義)와 같은 글로벌 스타가 나오도록 정책적 지원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의 벤처열기에는 우려되는 점도 적지않다.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벤처기업인이 우리 벤처기업 중 95%가 엉터리라고 꼬집은 말을 흘려들을 것이가 아니다. 정치한 사업계획서나 아이템도 없이 벤처붐을 틈타 무턱대고 기승을 부리는 일부 악덕 벤처기업인과 벤처캐피털을 근절하지 않으면 벤처열기는 하루아침에 식어버릴 수도 있다. 금융에는 귀재였으나 세계 일류상품 개발에 소홀했다는 이유로 김우중 신화가 무너졌다. 벤처기업의 경우 연구기술개발력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기술이 사실상 벤처기업의 전부일 수도 있다. 당국의 벤처기업 지원정책도 이제는 양보다는 질을 더 중요시해야 한다.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벤처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겨우 자리잡기 시작한 코스닥시장이 투기판이 되지 않도록 등록기준과 공시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대책마련도 시급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