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난파 위기 與 결국은 박근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사퇴<br>벌써 朴등판 반대 목소리도<br>당 밖 보수진영 통합에다<br>공천 혁명 등 난제 수두룩

9일 한나라당 대표직을 사퇴한 홍준표 대표가 침통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에 오른 가운데 한 당직자가 취재진의 사진촬영을 가로막고 있다. 홍 대표는 사퇴 기자회견을 한 뒤 국회 기자실을 방문해 "이제부터 자유인이다. 이제 취재하지 말라"고 말했다. /오대근기자

9일 '홍준표 지도체제' 붕괴로 이제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의 전면 구원등판이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한나라당이 선거에서 패할 때마다 단골 메뉴처럼 등장했던 '박근혜 등판론'이 마침내 현실이 됐다. 박 전 대표가 다시 전면에 나서면 한나라당은 내분을 수습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하지만 한나라당에서는 벌써부터 박 전 대표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노골적으로 나오는 등 박 전 대표가 주도할 '한나라당 쇄신' 과제가 순조롭지만은 않아 보인다. 특히 정몽준ㆍ김문수ㆍ이재오 등 당내 대권주자를 비롯해 친이명박계 일각에서는 박근혜 등판론을 말하면서도 박 전 대표만 주목 받는 상황이 달갑지 않다. 심지어 이들 가운데 일부는 탈당해 중도진보 측과 함께'비박당(非朴黨ㆍ비박근혜당)'을 만들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들을 포함해 당 밖의 보수진영을 통합해야 하는 셈이다. 더욱이 친박근혜계 일부 의원들의 공천 물갈이를 예고하는 공천혁명은 친박계 내부 분열을 야기할 수도 있다. 내년 19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지휘하고 자신이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는 박 전 대표에게 난제가 주어진 셈이다. 이에 더해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당과 박 전 대표가 어떻게 이를 극복하고 민심을 수습할지 관심을 모은다. 이렇게 답답한 당내상황을 맞닥뜨린 박 전 대표는 이날 '홍준표 체제' 붕괴에 대해 침묵했다. 그는 외부일정을 일정 잡지 않은 채 당내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비상한 시국이니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박 전 대표가 어떤 직책과 역할을 맡을지는 당원들이 총의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박계 인사는 "박 전 대표가 입을 열지 않는 이상 친박계 의원들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관건은 어떤 명분과 모양새로 당을 맡을지, 당내 박 전 대표를 흔들려는 세력과 마찰하지 않는 안정적인 구조 위에 설지다"라고 지적했다. 친박계 내부에서는 중진의원들이 먼저 불출마를 선언하며 박 전 대표의 부담을 덜고 의원총회를 통해 박 전 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재창당준비위원장을 맡기는 방안도 거론된다. 혹은 황우여 원내대표가 비대위 등을 맡고 박 전 대표를 비롯해 정몽준ㆍ김문수ㆍ이재오 등 당내 대선주자가 화합하는 형식도 있다. 이 경우 실질적인 대권주자 1위인 박 전 대표가 당 쇄신 등 상당한 권한을 나머지 대권주자들에게 맡겨 자연스럽게 역할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 혹은 전당대회에서 당권ㆍ대권을 분리한 당헌ㆍ당규를 고친 뒤 대권주자들을 당 지도부로 선출하는 시나리오도 등장한다. 다만 재창당을 주장하는 친이계 의원들은 '박 전 대표가 당을 접수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기도 하다. 정 전 대표와 김 경기지사, 이 의원 등이 장년층을 대변하고 원희룡ㆍ정두언ㆍ남경필 의원 등 젊은 층이 당을 담당하는 신당의 밑그림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수도권 비박 의원들이 가세하면서 이미 장외에서 창당작업에 들어간 박세일 전 의원 세력과 손잡을 수 있다. 이 경우 한나라당은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는 것이다. 다만 비박 세력이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갖고 있고 명망가 등 새 인물 영입이 쉽지 않아 탈당 후 창당이 무위에 그칠 수 있다. 결과가 어떻든 박 전 대표가 당을 이끌기 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안정적으로 당을 이어 받은 후에는 쉽지 않은 선거 환경을 헤쳐가야 한다. 한나라당과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의원들이 각자도생에 나서면서 이들이 외치는 쇄신에 진정성이 떨어지고 이는 다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게 지금 여권의 모습이다. 특히 차기 낙선 공포감으로 우왕좌왕하는 당의 분위기 속에서 민감한 문제인 공천개혁이나 인재영입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친이계이면서 재창당 움직임에 참여하지 않은 조해진 의원은 "당이 수명을 다했느니, 재창당해야 하느니 하는 소리는 다 나 죽게 생겼다는 적나라한 표출"이라면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하고 소통하고 나를 던져서 코드가 맞으면 그게 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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