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통 인사이드] 논란 중심에 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조정 건수 119건… 'SSM의 악동'

지난해 8월 개점을 시도하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옥련점 가맹점포 앞에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관계자가 오픈을 반대하는 선전물을 붙이고 있다. /사진제공=전국유통상인연합회

홈플러스에게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관한 논쟁은 악몽과도 같다. SSM 문제를 '법대로 하자'며 밀어붙인 것이 중소상권 침해라는 화두에 불을 붙이면서 홈플러스에 대한 인식이 크게 악화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5월말 현재 개점 예정인 SSM에 대해 중소상인들이 접수한 사업조정신청건수는 홈플러스의 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119건으로 전체 276건 가운데 거의 절반에 달한다. 같은 '빅 3'인 롯데슈퍼가 61건, GS수퍼마켓가 43건인 것과 비교하면 3배 수준이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점포수 238개)는 업계 1위 업체인 롯데슈퍼(290개) 보다 점포수가 52개 적지만 SSM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사실 SSM과 관련한 논쟁을 처음 일으킨 것은 이마트였다. 롯데슈퍼와 GS수퍼마켓이 이미 SSM이란 말이 생겨나기도 전인 지난 1970년대 첫 점포를 오픈한 뒤 영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지난 2009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30~40개 전도의 대형 슈퍼마켓을 열고 소형 점포 사업에 주력하겠다"고 밝히면서 '유통공룡 이마트가 슈퍼마켓에 진출한다'는 위기감이 중소상인들 사이에서 확산됐던 것. 하지만 정작 비난의 화살이 쏠린 곳은 홈플러스였다. 여론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 이마트는 '무리한 출점은 하지 않겠다'며 출점 경쟁에서 한발 물러섰지만, 당시 체인스토어협회 회장을 맡고 있던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정부가 나서서 SSM을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며 당시 대형유통사의 SSM 확장을 우려하는 정부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등 'SSM의 대변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맞춰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점포는 무섭게 불어났다. 2007년 71개였던 매장수는 2008년 111개, 한창 SSM 논란이 거셌던 2009년에 168개까지 늘어났다. 놀라운 확장속도와 더불어 중소업계와의 소통에서 강경 일변도로 나선 홈플러스의 태도는 중소상인들의 엄청난 반발을 샀다. 여기에는 한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영국식' 일처리도 한몫 했다. 중소상인들을 대변하는 전국중소상인연합회의 배재홍 사무국장은 "홈플러스는 SSM 입점 부지를 임대할 때 기존 점주의 권리금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상 SSM이 들어서는 곳은 기존에 개인 슈퍼마켓이 있던 곳이 대부분이다. 이 경우 '한국적'으로 기존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얹어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를 거부했다는 것. 또 다른 중소상인단체 관계자는 "입점할 때 해당 점포의 세입자를 제쳐두고 건물주와 직접 거래하고 들어오는 등의 방식으로 홈플러스가 기존 상인들의 화를 자극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여기에 인천 부개동과 갈산동, 서울 구의동과 대방동 등에서 가맹점포 오픈을 반대하는 지역주민과 인근 상인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잇따라 고소하는 등 '법대로 하자'는 입장을 밀어붙인 것은 중소상인업계와 홈플러스 사이의 갈등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백인수 롯데유통전략연구소장은 "토종업체들은 사업에서 국민정서라는 부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만 홈플러스는 외국계 자본이다 보니 이런 부분을 의식하지 않고 행동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며 "문제는 그런 식으로 했는데도 점포를 많이 늘리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10년말 234개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수는 같은 해 유통법과 상생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법적 제약까지 강해지며 16일 현재 248개로 불과 14곳 늘어나는데 그쳤다. 2009년 57개, 2010년 66개에 달했던 신규 점포수와 비교하면 증가세가 꺾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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