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정치적 리더십 흔들… "이미 선 넘었다"

■포르투갈 구제금융 우려 고조<br>총리직까지 건 긴축안 野복지축소 반발 못넘어<br>가용 실탄 40억弗 불과… "조만간구제신청" 관측속<br>스페인 시장 불안도 커져



구제금융설이 끊이지 않는 포르투갈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구제금융을 피하기 위한 포르투갈 정부의 카드였던 긴축재정안이 야당의 반대로 부결되면서 현직 총리마저 물러나 정치적 리더십도 흔들리고 있다. 포르투갈은 당장 다음달 42억달러어치의 채권 만기를 앞두고 있지만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막을 수 있는 가용 실탄은 40억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포르투갈 국채 투매가 이어지면서 국채 수익률은 치솟고(국채가격 하락) 부도위험을 알리는 측도인 신용디폴트스와프(CDS)는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우고 있다. 포르투갈로서는 넘어서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가 총리직을 걸고 긴축 예산안 처리를 의회에 간청했지만 복지예산 축소에 반발하는 야당의 벽을 넘지 못했다. 소크라테스 총리는 이날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연설에서 "구제금융은 정부가 제안한 긴축안보다 더욱 강력한 긴축을 의미한다"며 "외부 지원 패키지가 국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요구 조건을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너무 순진하다"고 강조했다. 또 총리는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마지막 카드까지 꺼내들었으나 의회는 긴축안을 부결시켰다. 총리가 제안한 긴축예산안의 목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지난해 7%에서 올해 4.6%까지 낮추는 것이었으나 사회민주당 등 야당은 예산안이 공공 교통요금 인상, 사회복지비용 축소 등 국민들에게 부담되는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는 이유로 외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씨티그룹의 분석을 인용, "포르투갈 의회에서 긴축안이 부결됨에 따라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또한 시장의 우려감을 확대시키고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도 키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정치적 불확실성 탓에 포르투갈이 조만간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포르투갈은 당장 다음달에만 42억3,000만달러를 채권자들에게 갚아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보유 현금은 이보다 적은 40억달러에 불과하다. 게다가 포르투갈의 재정 위기에 두려움을 느낀 시장 투자자들이 포르투갈 국채 매입을 꺼리면서 포르투갈 국채 수익률은 유로존 가입 이후 최고 수준인 7.5%선을 이미 넘어섰다. 포르투갈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이미 넘어섰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 판단이다. 게다가 올해 포르투갈 경제는 당초 예상치였던 0.2%가 아닌 0.9%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구제금융을 피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포르투갈의 다음 타자로 거론돼온 스페인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포르투갈이 이미 국제통화기금(IMF)과 접선에 나섰다는 관측도 있다. WSJ는 IMF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인용해 "포르투갈이 이미 IMF와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IMF 측은 "아직 공식적인 포르투갈의 요청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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