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치매정복연구단 발족
"앞으로 10년 내에 '세기의 질병'(disease of century)이라 불리는 치매를 반드시 우리가 정복하겠다"
국내 최초의 치매전문연구소인 치매정복창의연구단(단장 서유헌 서울의대 교수ㆍ사진)이 26일 개소식을 갖고 발족한다.
21세기는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 우리 사회도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어 노인 질환, 특히 치매가 급증할 것이라고 서 교수는 강조했다. 현재 치매는 65세 이상 노인에서 약 10%, 85세 이상에서는 약 50%의 발병률을 나타내고있다.
평균 수명이 80세 이상 될 것이라 예상되는 2020년에는 치매 환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치매 극복 없이 삶의 질 향상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의료계의 지적이다.
서 교수는 "심장병 이나 암은 발병 후 약 3년 이내에 사망하게 되는 것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는 발병 후 8년에서 20년까지 앓게 된다"면서 "치매는 환자 자신 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오랜 기간 힘든 삶을 살게 되고 더구나 치매는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삶을 정리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사망하게 되는 비인간적인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치매는 발병기전 조차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개발된 치료제도 단지 치매진행을 1~2년 정도 늦출 수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치매질환 극복을 위해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연구추세에 발 맞추어 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창의적 연구진흥 사업의 일환으로 치매정복 창의연구단을 설립하게 된 것이라고 서 교수는 설명했다.
치매정복 창의연구단의 목표는 알츠하이머 치매 병인과 관련된 다양한 유전자나 단백질의 기능과 특성을 파헤쳐 이들의 상호 작용을 연구함으로써 복잡한 치매 발병 기전을 밝혀내고, 이를 토대로 치료제를 개발해내는 것.
이를 위해 서 교수는 "2009년까지 매년 약 10억의 연구비를 투자할 것이며, 연구 진행 목표는 3단계로 나누어 수립했다"며 "1단계로 2003년까지는 치매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C단백질의 독성기전 및 그 대사물의 기능ㆍ독성기전을 규명하고 2단계 2006년까지는 아밀로이드 C단백질 분해 효소의 특성을 밝힐 것이며, 2009년까지 3단계에서는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해 낼 것"이라고 연구 계획을 밝혔다.
서교수는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노인이 된 후 두뇌에 외상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뇌 외상을 입을 경우 치매 발생률이 3배 정도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지속적인 두뇌 활동을 위해 독서를 꾸준히 한다거나 새로운 취미를 개발하는 것 등은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고 서 교수는 말했다.
그는 "60대 이상 노년층들이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무엇보다도 마음을 항상 젊고 활기차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영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