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권교체 파장(한국 기업문화를 찾아서)

◎기업이미지 총체적 변화 불가피/새정부 정책·지역연고·인맥따라/그룹행보·임직원 자세 등에 영향김대중 국민회의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국가전반에 큰 변화가 초래될 것이다. 변화의 대상에는 재계도 물론 포함된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어느 분야보다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아무리 민간자율이 강조되고 있지만 재계가 정치적인 영향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새 대통령과 정부가 추진하는 재벌정책, 지역연고, 평소 구축한 인맥 등 여러가지 이유로 정치권과 재계의 관계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재벌그룹들의 기업문화도 정치권과의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주요그룹들이 갖고 있는 문화는 「총제적 이미지」다. 기업문화에서는 스스로 그렇지 않다고 주장해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인식하는 경향은 강하다. 지난 92년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되는 것과 함께 재계에는 「2H2L」이란 말이 크게 유행했다. 새정부 들어 부상할 4개 그룹을 지적한 말이다. 이 지적은 사실 여부를 떠나 관련그룹들의 행동, 임직원들의 자세 등 여러가지 면에서 큰 영향을 미친 것만은 사실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마찬가지. 국내굴지의 S그룹은 정치와의 관계에 관한 한 불가근불가원의 원칙을 고수해왔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는 특정후보와의 유착설로 곤혹을 치렀다. 현 정권에서 대형사업 진출과 관련해 청문회가 열릴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떠돌 정도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그룹의 문화는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가능한 한 목소리를 낮추고, 사회봉사활동 등에 많은 투자를 하며, 특정지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도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새정부가 특정지역 출신 기업에 대해 특혜를 주지는 않겠지만 해당 그룹들은 기대감 속에 자신감을 갖고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다. 임직원들의 사기는 높아지며 소극적·방어적인 생각에서 적극적·공격적인 사고로 바뀔 수 있다. 이는 곧바로 기업문화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처럼 재벌그룹들이 정치권, 특히 대통령에게 쏟는 관심은 대외적으로 총체적인 이미지로 나타나는 기업문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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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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