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 인사·조직개편 연기… 경영 올스톱

검찰 수사 장기화되며 경영계획 구체화 못해<br>내년 15조 투자는 물론 해외사업도 차질 우려

19일 최태원 회장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SK그룹(이하 SK)이 오는 20일께 예정된 그룹 인사를 무기 연기하는 등 경영 올스톱 상태에 빠졌다. 정기 임원인사가 해를 넘기게 되면서 내년 투자계획 수립은 물론 인적쇄신을 포함한 조직개편도 전면 중단돼버렸다. 15조원 규모로 준비했던 내년 투자는 물론 그룹 차원에서 야심 차게 추진 중인 글로벌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당초 다음주로 예정돼 있던 사장단을 포함한 정기 임원인사를 잠정 연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SK는 통상 매년 12월20일을 전후로 임원인사를 단행해왔지만 올해는 최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등 총수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아직 인사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삼성과 LG, GS 등 주요 대기업들이 서둘러 대규모 사장단 및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 지은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SK의 한 관계자는 "정기 임원인사는 최종 인사권자인 회장이 주요 임원과 사장들을 대상으로 사전 면담을 해 대상자를 확정한다"며 "때문에 연내에 임원인사를 하기 위해서는 이미 이러한 절차를 끝냈어야 하는데 올해는 전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결국 올해 말 정기 임원인사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다. 더욱이 지난 10월 그룹 내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CEO 세미나'에서 최 회장이 "글로벌 사업환경에 맞게 사람ㆍ문화ㆍ조직을 변화시켜라"라고 강조, SK는 그룹 차원에서 조직보강과 개편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인사시기가 늦춰지면서 조직개편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SK의 한 관계자는 "내년 글로벌 신사업의 집중 육성을 위해서는 외부 인재영입을 비롯한 적극적인 조직보강을 통해 관련 사업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조직개편을 포함한 인사시기를 놓칠 경우 자칫 향후 글로벌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SK는 자원개발과 하이닉스반도체 설비 확충 등을 포함해 내년 15조원 규모의 사상 최대 투자를 검토했지만 경영계획 수립이 늦어지면서 이를 구체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한편 SK 총수 일가의 횡령 및 선물투자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19일 오전 최 회장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SK그룹 총수가 검찰에 소환되는 것은 지난 2004년 1월 당시 손길승 회장 소환 후 7년11개월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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