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베어랠리(Bear Rally) 기대감이 일고 있다.
약세장의 상징 동물인 곰(베어)과 상승세(랠리)라는 단어를 합성한 베어랠리는 약세장 속 반등 시도를 지칭하는 말. 매수세 실종 탓에 증시가 지지 부진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조만간 강한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낙관론이 최근 들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우선 외환위기 이후 국내 주요 우량기업의 주가가 기업가치보다 현저히 저평가 돼 있다. 지난 23일 거래소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2배로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 수준에 가깝다. IMF 전 10~20배를 오르내렸던 거래소시장 PER는 이후 6~20배 수준을 맴돌았다.
서형석 세종증권 연구원은 “거래소시장 PER이 IMF 이후 최저치(5.5배)에 근접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중장기 관점에서 주식 투자 매력은 크게 높아진 셈”이라며 “미국 주식시장 상승세, 국제 유가 안정 등에 힘입은 베어랠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3ㆍ4분기 중에 정보기술(IT) 경기의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재부상할 경우 반등세는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철순 우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초까지 약세장이 예상되지만 올 3ㆍ4분기에 종합주가지수가 850~900포인트까지 반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반기에는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정보기술 제품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낮고, 국제 유가도 비수기를 맞아 배럴당 35~40달러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ㆍ4분기 국내외 기업 실적이 당초 우려보다는 견실할 것이라는 점도 반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양경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미국 S&P 500 기업의 순익 증가율이 기존 전망치인 20.3%에서 26%로 상향 조정됐다”며 “양호한 기업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 6월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인상 발표 이후 증시 반등이 이뤄질 공산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