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지난해 일본 혼다, 닛산 자동차에 뒤졌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이들 메이커를 누르고 세계 자동차 판매.생산에서 2년 연속 7위 자리를 `수성'했다.
20일 미국 자동차 전문 주간지인 `오토모티브 뉴스'(Automotive News) 데이터센터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2003년 세계 총 판매 및 생산량은 각각 304만6천333대,308만5천836대를 기록, PSA그룹(푸조-시트로엥. 판매 328만6천100대, 생산 330만9천100대)에 이어 7위를 차지했다.
오토모티브 뉴스 데이터 센터는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의 연간 총 판매 및 생산량을 집계, 해마다 한번씩 발표하고 있으며 공신력 있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1-5위는 GM(제너럴 모터스)과 도요타, 포드, 폴크스바겐,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각각 부동의 순위를 지켰다.
이같은 현대차의 기록은 판매면에서는 닛산(296만8천357대)을 7만7천976대, 생산면에서는 혼다(296만8천316대)를 11만7천520대 차이로 각각 따돌린 것이다.
닛산과 혼다는 판매 부문에서는 닛산이 8위, 혼다가 9위를, 생산량에서는 혼다가 8위를, 닛산이 9위를 각각 차지하는 등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이에 앞서 잠정집계치 등을 근거로 일본 외신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세계 판매대수가 290만6천662대(현대차 197만4천72대+기아차 93만2천590대) 가량을 기록, 내수 부진의 여파로 닛산(297만대), 혼다(291만대)에 추월당한 것으로 관측돼 왔다.
올해 판매목표도 현대.기아차의 경우 346만5천대(현대차 227만2천대+기아차 119만3천대)로, 혼다 목표(320만대)를 20만대 이상 웃돌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기아차는 2000년 생산에서 닛산(8위)에 밀려 9위에, 판매는 닛산(9위), 혼다(10위)를 제치고 8위에 올랐으며 2001년에도 닛산(9위)를 꺾고 8위 자리를 고수했으나 생산.판매 모두 혼다(7위)에 밀렸었다.
이후 2002년에는 판세가 다시 역전, 현대.기아차가 판매 293만9천499대, 생산 291만3천726대로 혼다(판매 282만대, 생산 290만787대)를 누르고 7위로 한계단 뛰어올랐다.
2002년과 2003년 연속으로 혼다, 닛산을 제치고 7위 자리를 지킨 셈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세계시장에서 일단 7위 자리를 굳힌 뒤 2010년 `글로벌 톱5 진입' 목표 조기 달성을 위해 가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슬로바키아에 연산 20만대 규모의 공장을 착공한데 이어지난 13일 중국에 기아차 제2공장(연산 30만대) 설립 투자협의서를 체결하는 등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동유럽 공장, 중국. 인도.터키 공장 등을 핵심축으로 한 2010년국내 300만대, 해외 200만대 등 500만대 이상 생산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소비자 조사기관인 제이디 파워의 올 상반기 초기품질지수(IQS)조사에서 도요타, 벤츠, 아우디, BMW 등을 제치고 7위를 차지, 작년 하반기 13위에서 수직상승하는 한편 싼타페가 또다른 조사기관에서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부문 1위에 오르는 등 최근 약진세를 거듭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내수 침체 장기화에도 불구, 수출 및 해외 생산법인 판매호조로 혼다, 닛산을 2년 연속 제압했다는 것은 `글로벌 톱 5'의 일차 관문을 무난히 통과했다는 반증"이라며 "앞으로의 과제 극복에 전력을 쏟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