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하루 50포인트이상 급등락을 거듭하는 등 이틀동안 100포인트이상 출렁거리는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전날 사상 최대폭으로 떨어졌던 주가지수가 단 하루만에 하락폭을 만회하며 급등세로 돌아서는 사상초유의 불안정한 주가 움직임을 보였다. 주가가 단숨에 원위치를 되찾자 전날 폭락으로 충격속에 급격히 냉각됐던 투자 심리나 분위기가 빠르게 되살아나며 더욱 투자의지를 불태우는 분위기다. 특히 외국인들이 대규모 순매수로 전환한 것에 고무된 모습이다.◇주가 왜 급등락하나 주가가 연이틀 폭락과 폭등을 거듭한 것은 국내 증시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일부 증권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무장한 투신권이 주요 매수세력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증시가 출렁거릴때 든든한 안전판 역할을 아직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9일 주가가 50포인트나 폭락했는데도 투신사를 비롯한 기관들이 하락을 저지하는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게 그 단적인 예라고 진단한다.
현대투신 황승규(黃承圭) 차장은 『투신이 현재 장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하지만 일시적인 재료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는 투자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틀동안의 급등락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특히 9일 미국금리 인상 가능성이라는 실현되지 않은 소식 등에 주식시장이 폭삭 주저앉고 이에 대해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이 문제라고 꼬집는다.
하나의 정보가 발생하면 개인투자자들은 뇌동매매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기관투자가들로서는 시장 안전판 역할로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똑같은 매매패턴에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주가급등락이 재연되는 현상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다만, 이번 급등락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폭락시에는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심리 고조와 원화절상, 금리상승 등 악재와 선물 만기일을 앞둔 투자심리 위축및 프로그램 매도, 대규모 스폿펀드 상환까지 한꺼번에 겹쳐 폭락할 수 밖에 없는 시장여건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10일 폭등의 경우 일본경제 회복기대로 엔화가 초강세를 나타냄에 따라 원화절상으로 인한 우려가 희석된데다 이를 계기로 외국인들이 모처럼 삼성전자를 순매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특히 장 끝날무렵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에 기관, 일반매수세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30분사이에 지수가 25포인트이상 급등하는 폭등장을 보였다. 금리 재하락도 호재로 작용했다.
◇앞으로 증시 움직임은 최근과 같은 주가의 출렁거림이 언제든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투신들이 풍부한 매수여력으로 달려들 가능성이 높지만 조금만 틈이라도 보이면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폭락후 바로 폭등세를 나타내고 더욱이 외국인들이 매수세로 돌아서 상승국면에 대한 믿음이 더욱 확고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지수는 이번주나 다음주내 900선 고지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후에는 스폿펀드의 매물화 등으로 주춤거리고 다시 상승하는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신 나인수(羅仁洙) 주식운용부장은 『상승추세가 유효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으며 이런 분위기가 지속돼 단기간내 900선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지만 『주가가 오르면 상당한 규모의 스폿펀드가 조기상환되고 경계매물도 만만찮게 포진해 있어 이후 주춤거릴수 있다』고 말했다.
대망의 네자리수 지수대에 도달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들이 가세함에 따라 블루칩과 중저가 우량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겠으나 상반기 실적이 속속 드러나는 하순부터는 증권등 실적주로도 매수세가 확산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한투신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이 생각보다 좋게 나올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럴 경우 적어도 8월까지는 실적에 기반을 둔 섬머랠리가 지속되며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석훈 기자 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