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잠들기 전 책 읽기 같은 '퀄리티 타임' 어때요

부족하기만한 '아이와의 시간' 효과적으로 보내려면

가족 간 유대감 깊어지고 좋은 독서습관 형성 가능

책 줄거리 기반으로 한 간단한 토론연극도 좋아

맞벌이 부부가 늘어남에 따라 자녀와 함께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직장에서 돌아와 쉬기 바쁜 부모와 학원 스케줄로 하루를 보내는 아이가 모인 가정에서는 짧은 대화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발표한 '2014년 어린이 생활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 가운데 절반가량은 가족과 하루에 대화하는 시간이 30분 이하라고 답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요즘처럼 부모와 자녀가 긴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짧은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보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장선 천재교육 스토리텔링연구회 전문연구원은 "짧은 시간이라도 주기적으로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 질적으로 풍성한 '퀄리티 타임(quality time)'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은 생각하는 이상으로 학습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퀄리티 타임으로는 '잠들기 전 책 읽기 시간'이 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하루를 마무리 지으며 잠자리에서 부모가 책을 읽어주면 가족 간 유대감이 더욱 깊어지는 동시에 좋은 독서습관을 형성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연구에 따르면 한 행동을 3주간 꾸준히 하면 하나의 습관이 형성되므로 최소한 한 달은 지속해야 한다. 특히 잠자리에서 부모와 아이는 차분하고 부드러운 감정으로 보다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갖는 데 긍정적이다.


잠자리 책 읽기는 사고력·이해력 발달과 창의력 향상 등 학습역량도 높여줄 수 있다. 부모가 직접 책을 읽어주는 소리는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도중에 아이의 호기심을 이끌어 낼 질문을 던져주거나 책 속 등장인물의 대사를 동화 구연하듯 실감 나게 읽어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아이는 언어를 듣고 말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해력과 사고력도 발달시킬 수 있다. 아빠가 참여하는 잠자리 책 읽기는 더욱 좋다. 평소 상대적으로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적은 아빠가 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보다 흥미를 갖고 책 읽기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아빠의 굵고 낮은 목소리는 엄마가 줄 수 없는 안정감을 줘 아이의 균형 있는 정서발달에도 좋다. 이때 전래동화나 우화·역사책 등을 선택하면 아빠의 낮은 목소리로 실감 나는 책 읽기를 할 수 있어 그 효과가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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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정도 가족회의를 열듯이 가족 구성원이 모두 참여하는 '토론연극'을 하는 것도 추천한다. 토론연극은 가족들이 함께 모여 평소 읽은 책에 대해 자연스럽게 의견을 말하고 책의 줄거리를 기반으로 간단한 연극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가족들과 즐거운 대화시간을 가지는 것과 동시에 이해력과 표현력도 함께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토론연극을 할 때는 먼저 읽은 책에 대한 느낌을 단어로 말하거나 써본 뒤 자신이 단어를 선택한 이유를 말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부모는 아이가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줄거리를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다. 이때 아이 스스로 바꿔 표현하고 싶은 주인공의 대사가 있으면 즉흥적으로 발표해보도록 유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부모와 아이가 서로 역할을 바꿔 연극을 하면 주인공의 성격이나 줄거리를 보다 확실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책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학습효과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강낭콩의 일생'이나 '해바라기 한살이' 등과 같이 식물에 관계된 책을 선택한다면 아이가 식물이 자라나는 모습을 연극으로 표현하고 식물이나 동물의 입장에서 대사를 생각해볼 수 있어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숫자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책을 선택한다면 '수'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 수학적 사고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파이를 셋이서 나누어 먹자'나 '친구가 앞자리로 옮겨 앉자 수평이 되었네' 등 수학·과학 개념이 포함된 대사를 아이가 직접 소리 내 읽으면 해당 개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데다 학습에 대한 호기심도 키울 수 있어 긍정적이다.

부모가 직접 아이와 몸을 맞대며 함께하는 '신체놀이'는 가족 간 유대감을 키우는 또 다른 방법이다. 장소의 제약이 없어 어디에서나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신체놀이 중 대표적인 것이 '리모컨 조종 놀이'다. '리모컨 조종 놀이'는 만들기와 신체활동을 함께 할 수 있어 아이의 다양한 감각발달에 좋다. 이 놀이를 할 때는 먼저 상대방에게 명령을 내릴 도구로 쓰일 리모컨이 필요하다. 이때 아이가 주도적으로 리모컨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 좋다. 모양이나 형태는 아이가 원하는 방식으로 꾸밀 수 있으며 숫자만 빠뜨리지 않고 표시하면 된다. 리모컨을 만든 뒤에는 부모와 아이가 숫자에 맞는 동작을 규칙으로 정한다. 예를 들어 '1번은 세 발자국 앞으로 걷기' '2번은 팔 들어 올리기' '3번은 세 발자국 뒤로 걷기' 등으로 정할 수 있다. 이때 '4번은 엄마에게 뽀뽀하기' '5번은 할머니 안마해드리기' 등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유도할 수 있는 규칙을 포함하면 놀이의 즐거움이 배가 된다. 이 밖에도 아이를 이불 속에 돌돌 말아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불로 김밥 말기 놀이'나 긴 줄을 대신할 간단한 도구만으로 놀이가 가능한 '림보게임' 등 부모세대에서부터 많이 했던 신체놀이도 아이와 유대감을 키우는 데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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