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미 무역적자 개선 급하다(사설)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 부풀어 오르고 있다. 올들어 7월까지 벌써 1백억달러에 육박했다. 특히 대미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여가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역조가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대미 무역적자가 올해 전체 무역수지를 좌우할 것으로 보여 정부 정책과 수출업계의 전략적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우리나라의 대미수출은 지난 80년대만 해도 연 평균 10%이상 증가했다. 그러다가 90년대들어 증가세가 4.5% 수준으로 둔화했고 드디어 96년에는 10.2% 감소했다. 반면에 수입은 90년대이후 연 평균 10%이상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무역흑자는 적자로 반전되어 적자폭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무역적자 1백16억달러의 56.3%에까지 이르렀다. 올해도 7월까지 대미무역적자가 66억달러에 달해 전체 무역적자 98억6천만달러의 67%를 차지했다. 개도국이나 후진국에서 벌어 미국에 털어바친 꼴이다. 곧 대미적자 개선없이 부푸는 무역수지 적자를 줄일 수 없다는 뜻과 통한다. 정부가 뒤늦게 미국에 대한 총력수출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통상산업부는 관민합동 회의를 열고 기존 상품의 수출마케팅 강화와 정부조달시장, 전자상거래시장 등 새로운 시장영역의 개척 활동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수출부진의 요인이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수출이 잘 안되는 이유는 우선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이 일본등 미국 시장의 경쟁국에 비해 열세에 있고 의욕마저 약화한데 있다.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기술력이나 디자인뿐 아니라 임금, 금리, 물류비, 땅값 등 소위 고비용 구조가 큰 원인으로 꼽힌다. 엔화의 약세도 수출의 걸림돌이 되고있다.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의 상승이 수출에 도움이 될듯하나 엔화약세가 더 가파라서 수출 경쟁력은 오히려 뒷걸음질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무차별적인 개방압력으로 수입이 폭증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입시장은 미국 상품으로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수출증대에 힘을 쏟아도 수입 증가를 따르지 못해 무역 적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수출 물량은 늘어나고 있으나 가격 등 교역조건이 악화됨으로써 수출업계의 수익성은 나빠져가고 있다. 의욕이 과거같지 않은 것도 당연하다. 정부 수출정책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 사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아래서 한계에 부딪쳤다. 새로운 전략 개발이 필요한 때다. 고비용 구조 해소와 경쟁력 강화책이 첫째 과제다. 환율 정책도 수출정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경제 위기의 진원이 수출부진에 있다. 위기 해소해법도 수출활력에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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