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T "최악 시나리오 면했다"

유통망 분리등 치명적 조건 다소 완화따라<br>'방통 융합시장 주도권 장악' 은 수정 불가피<br>정통부 "20일 정책심의위서 최종입장 정리"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 인수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면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해 당초 입장에서 다소 후퇴해 주파수 조기 재분배, 유통망 분리 등과 같은 메가톤급 조치를 배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결합이 통신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며 조건부 인가를 건의해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통해 방통 융합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SK텔레콤의 시나리오에 일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공정위는 15일 전원회의를 열어 SK텔레콤의 이동전화 부문과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이 결합할 경우 지배력 전이를 막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양사의 결합이 통신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것은 결합상품시장에서만 경쟁 제한성을 가질 뿐 유선, 또는 무선시장에서는 경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시정조치 권고도 유선과 무선에서의 지배력 문제보다는 ▦타 사업자 차별 금지 ▦기존 가입자에 대한 불공정행위 금지 등과 같은 결합상품에 대한 지배력 완화로 제한됐다. 특히 당초 초안에 들어 있던 유통망 분리, 마케팅 비용 지원 일체 금지 등 치명적인 조건을 배제해 다소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또 그동안 지속적으로 거론됐던 황금주파수 800㎒에 대해 SK텔레콤이 무선시장에서 지배력을 가질 수 있는 근원적 경쟁력이라는 점을 들어 독점을 방지할 수 있는 확실한 대책을 요구했다. 공정위가 정보통신부에 ▦오는 2011년 이후 800㎒ 주파수 회수 및 재배치 ▦타 사업자의 로밍 허용 ▦잉여 주파수 조기 재배치 등을 요구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 당사자인 SK텔레콤은 일단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특히 공정위가 자신의 권한이 아닌 주파수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인수의 본질적인 문제보다 주파수가 핵심사항으로 거론된 데 대해 아쉬움이 많다”며 “특히 공정위에 5년간 시장 감시 이행보고를 하면서 경쟁사가 참여하는 이행자문기구를 둠으로써 통신시장에서 해당기간 동안 혼란을 초래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SK텔레콤 내부적으로는 이번 조치로 최악은 면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의 유통망 분리 문제가 막판에 배제됐고 마케팅 비용 일체 금지에 대한 조항도 ‘부당한 지원’으로 완화됐기 때문이다. 합병에 대한 시너지 효과도 다소 완화되겠지만 큰 타격을 입을 것 같지 않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KTF나 LG텔레콤은 공정위의 조치에 대해 다소 시각차를 보였다. KTF의 경우 800㎒ 주파수 재배치를 정통부에 요구하기로 한 데 대해 “경쟁 제한적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바람직한 조치”라고 환영을 표시한 데 반해 LG텔레콤은 “이번 조치만으로는 통신시장의 지배력 전이와 경쟁 제한성을 완화시키는 데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통부는 공정위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주파수 문제는 정통부의 소관”이라고 밝히고 20일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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